중앙위 연기·재신임 철회 安 양대 요구 모두 거절혁신안 의결 강행될 듯… 새정치 내홍, 극한갈등 치달아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15일 저녁 1시간 20여 분에 걸쳐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중앙위 연기와 재신임 철회를 요구했지만, 문재인 대표가 거절의 의사를 밝힘에 따라 회동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렬됐다(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15일 저녁 1시간 20여 분에 걸쳐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중앙위 연기와 재신임 철회를 요구했지만, 문재인 대표가 거절의 의사를 밝힘에 따라 회동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렬됐다(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요청으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사이에 회동이 열렸으나, 1시간 20여 분에 걸친 안철수 전 대표의 간곡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문재인 대표가 공천 혁신안을 예정대로 16일 중앙위원회의에 회부하고 그 의결 여부에 자신의 진퇴를 걸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음에 따라, 분당(分黨)은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15일 오전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문재인 대표에게 만남을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혁신의 본질이 아닌 공천안을 꼭 16일에 중앙위를 열어서 통과시키고, 통과 여부에 대표직을 걸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상식적으로 (대표직 진퇴와) 연계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6일 중앙위에 부의될 예정인 혁신안을 일관되게 '공천안'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주장하는 혁신의 본질인 '낡은 진보의 청산'과는 달리, 혁신위의 혁신안이 오로지 공천 제도에만 매몰돼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혁신위가 본질적인 영역을 다룰 수 없는 혁신위라면 애시당초 혁신위라는 말을 쓰면 안 되며, 육참골단이라는 표현도 사용해서는 안 됐다"며 "혹시나 혁신 논쟁을 권력 다툼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라면, 혁신의 본질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문재인 대표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의 본질이 따로 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낡은 진보의 청산이나 인재 영입 같은 근본적인 혁신 과제는 혁신위의 몫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내가 제시한 이 당의 본질적인 문제들과 금기시된 병폐들을 정치적 이해나 진영 논리, 온정주의 때문에 다루지 못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느냐"며 "혁신의 본질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정치 일정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대화와 타협의 의사가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돌직구를 꽂았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처럼 문재인 대표의 '소통 부재'를 질타하며 △16일 중앙위의 연기 또는 안건 처리 보류 △재신임 관련 당원·국민 여론조사 취소를 요구했다. 아울러 15일 중에라도 당장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다른 제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회동 제안 만을 받아들여, 두 사람은 이날 저녁 6시 무렵부터 서울 모처에서 1시간 20여 분에 걸쳐 회동을 가졌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해, 회동은 사실상 결렬됐다는 평이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회동 직후 결과 브리핑을 통해 "안철수 전 대표는 중앙위 혁신안 표결을 보류해야 함을 주장했지만, 문재인 대표는 중앙위 개최의 불가피성을 말하며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재신임 문제와 관련해서도 "안철수 전 대표는 철회를 요청했지만, 문재인 대표는 추석 전까지는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결국 안철수 전 대표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두 가지 요구 사항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회동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16일 중앙위에서의 혁신안 의결이 강행될 경우 새정치연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심한 내홍과 극한 갈등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일단은 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답변을 회피했었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혁신안을 중앙위에서) 강행 처리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 의도를 궁금해 할 것"이라며 "통과되면 당장의 계파 대결은 이길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문재인 대표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논란 속에 공천 제도가 통과된들 당 지지도가 올라갈 리 없고 총선 전망이 밝아질 리 없다"며 "당내 갈등의 불씨가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