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수 연발"… 재신임돼도 추석 호남 민심 잡기 어려울 듯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내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추석 연휴 전에 재신임 투표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6일 아침 공개 최고위가 무산된 뒤 중앙위에서의 공개 기립·거수 투표 강행 방침을 고집하며 국회를 나서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내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추석 연휴 전에 재신임 투표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6일 아침 공개 최고위가 무산된 뒤 중앙위에서의 공개 기립·거수 투표 강행 방침을 고집하며 국회를 나서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뜻대로 되지 않는 민심과 여론에 초조한 것일까.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내의 많은 우려와 반발에도 불구하고 추석 전 재신임 투표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17일 국회 본부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석 연휴 전에 문재인 대표가 제안했던 방식 그대로 재신임 투표를 강행할 뜻을 시사했다.

    최재성 본부장은 "혁신안 (중앙위) 통과 이후가 더 중요한 문제"라며 "추석 뒤로 (재신임을) 미루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은 민심이 차례상에서 만들어지는 그러한 때"라며 "항상 추석을 기점으로 민심도 변화하기 때문에, 추석 전에 국민들께 이 문제에 대해 응답하는 게 도리"라고 설명했다.

    재신임 방법과 관련해서는 "국민과 당원에게 각각 묻되 어느 한 곳에서라도 불신임이 되면 책임지겠다고 대표가 말했다"며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방식보다) 더 강력한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결국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추석 연휴 이전에 재신임 투표를 실시하고 그 결과까지 발표하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새정치연합의 전통적인 지지층이며 내년 총선의 승패에 영향을 미칠 호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이 추석을 맞이해 귀향했다가 악화된 호남 민심에 침식되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현재 호남 민심은 문재인 대표에게 극도로 부정적이다. 이러한 민심을 배경으로 20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할 예정인데 이어, 다음 주중으로는 새정치연합 박주선 의원이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칫하면 26일부터 시작될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문재인 대표에게 부정적인 소식으로 추석 차례상이 도배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귀향한 사람들이 고향인 호남에서 접한 문재인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되면, 신당 바람은 극대화되고 문재인 체제는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17일 국회 본부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석 연휴 전에 문재인 대표가 제안했던 방식대로 재신임 투표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17일 국회 본부장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석 연휴 전에 문재인 대표가 제안했던 방식대로 재신임 투표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 때문에 추석 연휴 전에 서둘러 전당원 ARS 투표와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됐다'는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이러한 부정적인 소식들을 덮고 맞불을 놓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문재인 대표의 뜻대로 일이 굴러갈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자신이 제안한 방식으로 자신을 직접 재신임에 부치는 '셀프 재신임'을 하더라도, 아무도 문재인 대표가 정치적으로 재신임됐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셀프 재신임'을 하더라도 악화된 호남 민심이 돌아선다는 보장이 없다.

    문재인 대표와 그를 수장으로 하는 친노 세력은 16일 중앙위에서 공천안이 의결된 직후에도 '압도적인 지지' '만장일치'라고 표현하며 "문재인 대표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말을 흘리고 다녔다.

    그러나 민심과 여론은 문재인 대표가 주목해주기를 바라는 방향에서 시선을 돌렸다. '상처 뿐인 영광' '내홍 심화될 듯' '반쪽 짜리' 등이 전날 중앙위를 바라본 여론의 시각이었다.

    문재인 대표가 우려와 만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앙위 밀어붙이기에 이어 재신임까지 강행하려는 것은, 이처럼 자기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민심과 여론에 초조한 나머지 연이어 악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비노(非盧·비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당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갈등을 부추기는 무리수를 연발하고 있다"며 "이게 결국 부메랑이 돼 자신이 못 이기고 쓰러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