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추진위 "文 대표 신임은 4.29 재보선에서 끝난 것 아니냐"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에 "문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조기 전당대회론'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에 "문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조기 전당대회론'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9일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비노계가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굵직한 인사들이 문재인 대표에 반발하는 상황이어서 새정치연합이 총선을 앞두고 파국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표는)전당대회에서 선출됐기 때문에 전당대회에서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며 "대표가 다수를 임명한 중앙위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중앙위 혁신안 통과 압박용으로 지도부와 상의도 없이 재신임 방법마저도 스스로 결정하려는 것은 마라톤 코스를 자신이 정해놓고 자기가 뛰려는 것과 같다"며 "어떠하였건 당에서 그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더불어 "통합의 리더십 부족으로 오늘의 사태를 가져온 문 대표는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조기 전대론에 힘을 실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원내대표가 10일 페이스북으로 통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제안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페이스북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원내대표가 10일 페이스북으로 통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제안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페이스북

    앞서 조기전당론은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 대표에 주장한 바 있다. 문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한 뒤 전당대회에 재출마하고, 여기에 천정배 의원을 참여시켜 백지에서 시작하자는 의견이다.

    이 원내대표는 10일에도 TBS 라디오 <열린아침 고성국입니다>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에 대해 "재신임은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유권자에게 어떤 입장을 강요할 가능성이 많아 보통은 좀 꺼려한다"며 "예전에 독재 체제에서 그랬다고 하지만 지금 문재인 대표가 독재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공격했다.

    새정치연합 탈당이 확실시되는 박주선 의원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서 "어차피 재신임은 중앙위원회가 친노 세력이 60% 이상이 점유하고 있고, 국민 당원을 합해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하는데 대부분 친노 세력으로 뭉쳐져 있는 상황속에서 결과가 뻔하다"며 "대단히 문제가 있는 혁신안의 통과를 강행시키기 위해서 대표직을 거는 것은 이것은 꼼수라고 생각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법론에서는 다르지만 비노계는 공통적으로 문재인 대표가 우선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문 대표 측은 조기전대 소집 요구를 거부하는 모양새다.

    친노로 분류되는 노영민 의원은 MBC라디오<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재신임이 되지 않으면 임시전대로 가면 된다"며 "지금 단계에서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것은 당이 어찌되든 대표부터 흠집내고 보자는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친노와 비노로 당내 내홍이 격화되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치면서 버티기에 들어가는 행동이 호남 민심의 이탈을 가속화 시킬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도·민생·실용 신당 추진위 임종천 대변인은 "문재인 대표에 대한 신임은 이미 4.29 재보궐 선거에서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재신임을 받겠다는 명분으로 끝까지 버티는 것은 오히려 친노가 '나갈 사람은 나가라'는 메세지를 비노에 던지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혁신안을 더 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의원들이 한마디씩 던지면서 오늘 같은 상황이 촉발된 것으로 본다"며 문 대표가 민심을 읽지 못하고 고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새정치연합 김한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 때문에 또 절망한다"는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남겼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놓은 '재신임 카드' 전략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기 첫해 각종 비리 논란과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등 구설수로 여론이 악화되자,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10월 "국민에게 재신임을 묻겠다"는 선언으로 정국을 돌파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신임' 선언이 있은 지 5개월 뒤인 이듬해 3월,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가결됐고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아 같은 해 4월에 열린 17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넘는 의석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