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조건부 사퇴' 주장에 비노계 반발 확산 "재보선 참패 책임은 어디에.."
  • ▲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뉴데일리
    ▲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뉴데일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카드'가 역풍을 불러올 조짐이다. 벼랑 끝에 내몰렸던 문 대표가 "혁신안 처리 과정과 함께 재신임을 묻겠다"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비노(非盧·비노무현)계의 반발은 오히려 걷잡을 수 없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문 대표의 하석상대(下石上臺)식 대응이 비노계의 사퇴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여당 텃밭이자 야당의 불모지인 부산(사하을)에서 17·18·19대 내리 3선을 지낸 조경태 의원은 문 대표의 재신임 주장을 어떻게 바라볼까.

    조 의원은 10일 기자와 통화에서 문 대표를 향해 "당을 분란시키고 당을 힘들게 어렵게 만드는 장본인이 바로 문재인 대표 자신이다"며 "지금이라도 조건없이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정 세력을 위한 혁신안을 놓고 재신임을 물을 게 아니라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제라도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혁신도 아닌 혁신안을 갖고 재신임을 묻는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깨끗하게 당을 위해서 물러나주는 게 앞으로의 큰 혼란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 4.29재보선 패배 다음날 독단적인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패배한 것일 뿐 국민이 패배한 것이 아니다. 우리 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며 셀프 재신임을 주장한 바 있다.

    조 의원은 "문 대표가 4월 재보선에서 안방(광주)까지 내준 상황에서 대표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상당히 잘못됐다"며 "말로만 '백의종군'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그나마 내년 총선에 이바지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조경태 의원은 "(문 대표는) 민주주의자로서의 소양을 갖추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했다. "비록 반대되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더라도 그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그 사람들의 말을 존중하는 게 바로 민주주의자인데, 비노계를 배척하는 문 대표는 이런 소양이 부족하다"는 일침인 셈이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 지금의 이 분란은 앞으로 계속 지속될 것"이라며 "이런 상태로 흘러가면 과연 우리 당은 누구를 위한 정당이 되겠느냐. 누구한테 도움이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경태 의원은 재신임 카드를 들고 나온 문 대표의 의도와 관련, "안철수 전 대표도 (문 대표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하고 여러 사람도 발언하니 위기 의식을 느낀 것 같다"며 "친노세력 결집을 위한 의도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 사람들의 패거리 세력으로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조 의원은 또 "문 대표 스스로 책임질 건 책임지는 모습을 깔끔하게 보여주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그렇게 솔선수범하는 것이 진정한 당 대표의 모습이 아니겠는가"라며 문 대표의 책임 있는 즉각적인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