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결정했다면..." 갑작스러운 임시공휴일 지정은 다소 아쉬워
  • ▲ 건국 67주년기념 국민대회 축하 공연하는 어린이들. ⓒ뉴데일리 DB
    ▲ 건국 67주년기념 국민대회 축하 공연하는 어린이들. ⓒ뉴데일리 DB

     

    "임시공휴일이 별다른 경제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광복절 전날인 14일 임시공휴일 당일 상당한 수준의 내수진작(內需振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14일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518만대로 지난해 추석 당일인 9월 8일(525만대)에 이어 하루 고속도로 통행량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날 고속도로 이용 차량들이 면제받은 통행료는 15일 오전 8시를 기준으로 141억원으로 집계됐다. 도로공사는 14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고속도로 요금소를 진입한 차량들에 대해 통행료를 면제해줬다.

    통행량이 많았지만 당초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없었다. 14일 서울∼강릉 최대 소요시간은 5시간 20분. 작년 같은 날의 최대 소요시간(3시간 50분)보다는 길었지만 예상했던 8시간 반보다는 짧았다.

    메르스(MERS)와 내수경기 침체 여파로 울상을 짓던 유통업계는 간만에 활짝 웃었다.

    14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황금연휴 특수를 누린 것과 코리아그랜드세일을 맞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실제 현대백화점의 지난 14~15일 매출 증가율은 8.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커(遊客) 매출도 64.5%나 증가했다. 아동복(매출 증가율 19.6%)과 식품(13.0%) 등 가족 단위 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상품이 연휴를 맞아 잘 팔렸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26.9% 증가했고, 중국인 매출도 5.2% 늘었다.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리조트들도 활황(活況)을 누렸다.

    광복절 연휴가 시작된 14일 하루에만 서울 경복궁에는 2만9,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평소의 2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덕수궁, 창덕궁 등 다른 고궁에도 평소보다 3~4배 많은 가족 나들이객이 찾았다. 이날 서울광장에선 '광복절 전야제'가 열리면서 1만여명의 시민이 축제에 참여했고, 도심 극장과 물놀이 공원 등에도 인파가 몰렸다.

    수도권의 대표적 놀이시설인 에버랜드를 찾은 관광객은 전년대비 20%가 늘었다. 용인에 소재한 한국민속촌을 찾은 관광객도 37% 증가했다. '호남 제일의 사찰'이라 불리는 구례 화엄사에도 올해 최다 인원인 5,300명이 방문했다. 또한 여수 회타운 등 관광지 주변 식당은 몰려든 인파로 가득찼고, 충청 충주 호텔·팬션 등 숙박시설은 만실에 가까웠다. 영남의 김해가야테마파크 역시 평소 주말대비 25%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위치가 좋은 대부분의 특1급 호텔 예약률은 90%를 넘겼고, 수영장 등이 잘 갖춰진 일부 호텔은 예약대기 인원이 발생했다.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은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매일>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패션업계와 영화관 등 문화 공간과 함께 대형마트들도 호황을 누렸다. 홈플러스 청주점은 지난해에 비해 15% 가량 매출이 신장되는 등 오랜만에 찾아온 매출 상승에 미소를 지었다. 이 외에도 청주지역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도 10%를 넘나드는 폭으로 매출이 늘어나 임시휴일 지정이 지역 경제 활성화 전반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갑작스러운 임시공휴일 지정이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대체공휴일로 인해 1조3,000억원의 경제유발효과가 있으며 고용유발 효과는 4만6,000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YTN> 측은 "우리 인구의 절반인 2,500만명이 이날 놀아야 (1조3,0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발생)하는데, 중소기업의 60% 정도와 중견기업의 40% 정도가 (임시공휴일에) 근무한다는 조사가 나와 1조3,000억원의 내수증가 효과보다 좀 못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도 "상당수 중소기업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휴무 발표에 업무 스케줄을 조정하지 못해 그대로 출근했다"는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