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원 친노 일색… 호남 민심 대변자는 친노 성향 시민단체 대표
  • ▲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10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혁신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10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혁신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예상을 뛰어넘는 혁신위원 인선에 모두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10일 발표한 혁신위원 인선 명단은 친노(親盧, 친노무현)보다 더 친노인 인물, 강경파보다 더 강경한 인물 일색이라는 평이다.

    이로써 문재인 대표의 '유능한 경제·안보 정당' 우클릭 노선은 무소불위의 칼날을 휘두를 '김상곤 혁신위'에 의해 일단 중지되고, 당은 맹렬한 좌클릭 행보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혁신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명단은 △우원식(당내·국회의원·서울) △최인호(당내·원외지역위원장·창녕) △박우섭(당내·기초단체장·예산) △이주환(당내·당직자·서울) △이동학(당내·화천) △임미애(당외·의성) △정채웅(당외·목포) △정춘숙(당외·서울) △조국(당외·부산) △최태욱(당외·서울) 등 10명이다. 여기에 김상곤 위원장을 합쳐 당내외 인사 11인이 앞으로 100여 일간 혁신위에서 당의 혁신 작업을 진행한다.

    이날 인선 결과를 지켜본 야권 관계자들은 혁신위원 인선의 편향성과 극단성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역 국회의원 몫으로 혁신위에 들어간 우원식 의원은 민평련계로 범친노(汎親盧)로 분류되며, 최인호 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 역시 친노 핵심 인사로 손꼽힌다. 기초자치단체장 몫으로 입성한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손학규계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친노 원훈(元勲)인 원혜영 의원과도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외 인사들의 면면은 실망을 넘어 기만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김상곤 위원장은 정채웅 위원에 대해 "정채웅 변호사는 광주와 호남 민심, 그리고 호남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날카롭고 정확한 분석을 해주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정채웅 위원은 전남 목포 출신이기는 해도 친노 성향 시민사회단체인 참여자치21의 공동대표를 지냈고,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여 있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전남 지부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친노에 대한 거부 여론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호남 민심을 결코 올바르게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10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혁신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10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혁신위원 인선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비노(非盧, 비노무현) 진영의 거센 반발로 혁신위원장이 되지 못했던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가 혁신위원으로 들어간 대목에 이르러서는, 김상곤 위원장의 소개대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고, 길게 말할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굳이 비노·중도 성향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혁신위원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 뿐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당내 반발이 잇따르고 있어, 당의 내홍을 수습하기 위한 혁신위 출범이 오히려 당 내홍을 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기자간담회장에서도 의구심에 찬 질문이 잇따랐다.

    김상곤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내려놓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이에 대해 혁신위원들은 무엇을 내려놓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상곤 위원장은 "계파적인 그런 입장을 갖지 않도록 요청드렸다"고 답했다.

    총선 불출마 등 기득권 포기를 의미한 질문에 대한 동문서답 격이지만, 이런 답변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김상곤 위원장 스스로 혁신위 인선이 특정 계파 편향적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도보수층을 아우를만한 위원이 없다는 지적에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정당으로서 방향을 갖고 거기에 적합한 분들을 인선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비껴가기도 했다.

    혁신위원 인선이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당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호남 민심을 대변해 문재인 대표 사퇴를 주장해 온 박주선 의원은 "친노패권주의의 청산 없이는 제대로 된 혁신이 이뤄질 수 없다"며 "친노 쪽과 생각을 같이 하는 그룹을 중심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그런 처방전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비노계의 한 초선 의원은 뉴스통신사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인선을 보면 면면이 친노·운동권·좌파적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며 "국민의 지지를 더하는 혁신이 아니라 지지를 철회하는 혁신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민집모) 소속 의원도 "이번 인선은 문재인 대표의 중도 노선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과연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맞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