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난장판 선동한 노건호 언행에 일침 "적절치 못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정치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라며 "재보선 패배 이후 문재인 대표의 유감 표명은 충분치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전당대회에서 당을 혁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원장을 직접 맡아야 했다"며 "(김상곤 혁신위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재보선 전패 책임론 △혁신위 △계파 갈등 △문재인 비선(秘線) 논란 △노무현 6주기 추도식서 노건호 씨의 언행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7·30 뒤 사퇴한 안철수, 4·29에도 버티는 문재인

    안철수 전 대표는 4·29 재·보궐선거 전패 이후 문재인 대표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앞서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해 7·30 재보선에 새정치연합이 참패한 직후 "선거 패배의 책임은 대표에게 있다"며 사퇴했었다. 당시 공동대표였던 김한길 전 대표도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졌다"며 함께 물러난 바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정당이 때로는 선거에서 패배할 수도 있지만, 정치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했더라도 결과가 나쁘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유감 표명으로는 충분치 않았다"고 언급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혁신위원장 거절했었다… 조국 추천한 적도 없어"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과 문재인 대표 사이의 '진실 공방'까지 불러일으켰던 혁신위원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나는 혁신위원장을 문재인 대표가 직접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내게 위원장을 권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문재인 대표를 만났을 때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위 활동은) 여러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고 당내 반발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정지 작업을 해야 한다"며 "만약 문재인 대표가 누군가를 영입해 당을 혁신하려면 혁신위원장의 실패가 곧 문재인 대표의 실패라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국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문재인 대표가 '당신이 아니면 누가 좋겠느냐'고 묻기에 언론에서 혁신위원장으로 거론된 사람들의 이름을 열거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4·29 재보선 전패 이후 처음 만나 1시간여에 걸쳐 배석자 없이 단독 회동을 했었다. 이후 회동 결과에 대해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가 혁신위원장 수락 여부를 숙고하고 있다"고 설명해, 최고위원회에서 추대의 의사표시와 함께 수락을 요청하는 결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는 그 직후 "(회동에서 이미) 혁신위원장을 맡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혀, '진실 공방'이 벌어졌었다.

    두 사람은 혁신위원장으로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를 추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주장이 엇갈려 소통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나아가 안철수 전 대표는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성립한 김상곤 혁신위원장 체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혁신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개혁 방향이 공천권으로 이상하게 좁혀져 있는데, 공천권 논의에서 탈피해 진짜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 기득권 내려놓겠다는 말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안철수 전 대표의 이른바 '새정치' 세력이 김한길 전 대표가 이끄는 민주통합당과 합당한 것이 지난해 3월. 새정치민주연합에 1년여 정당 생활을 하는 동안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이 느낀 계파 문제와 문재인 대표의 비선 논란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정당 생활을 1년 정도 해보니 우리 당 정치인들은 모두 자기가 비주류라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며 "그래서 방어적이거나 때론 공격적인 역학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표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국민이 판단하기에 당이 진정으로 혁신했다고 느끼게 하려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문재인 대표의 이른바 '기득권 포기'가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행태를 비판했다.

    나아가 안철수 전 대표는 반개혁적인 친노 기득권 세력 중에서도 일부 개혁에 부합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문재인 대표의 결자해지와 계파 탈피를 주장했다.

    그는 "친노 중에도 개혁적인 분이 있고, 비노 중에도 개혁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이 있다"며 "문재인 대표는 개혁적인 분들을 모아 계파를 탈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주승용·전병헌 최고위원 등 당내 많은 지도부 인사들이 지적한 문재인 대표의 비선 논란에 관해서는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당의 공식기구인 최고위원들과 충분히 상의하고 결정하지 않으니 그런 (비선)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사실이든 아니든 국민들 눈에 그렇게 비쳐지고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건호 행동, 적절치 못했다… 책임 있는 유감 표명 있어야"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선동적인 유족 인사말을 통해 아수라장을 야기한 고인의 장남 노건호 씨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당시 노건호 씨는 제주(祭主)의 입장에서 추도객으로 내방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을 향해 면전에서 "사과 한 마디 없는 대인배의 풍모"라며 목소리를 높여 친노 세력들을 격동시켰다. 이 때문에 평화롭게 진행되던 추도식은 난장판으로 돌변해 김무성 대표는 물론 새정치연합의 김한길·박지원 전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까지 물이 끼얹어지고 욕설 세례를 듣는 중 수모를 겪은 바 있다.

    본인 자신도 야유의 대상으로 전락했던 이 사안에 대해 안철수 전 대표는 "장소나 형식이 적절치 못했다"며 "김무성 대표는 물론이고 우리 당의 김한길 전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쏟아진 야유와 물세례에 대해 책임 있는 분의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