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사전에 김무성에게는 통지한 듯… 당청 관계 수습 국면?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10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다른 참석자가 발언하는 도중 무거운 표정으로 상념에 잠겨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 직전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연기 검토 사실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10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다른 참석자가 발언하는 도중 무거운 표정으로 상념에 잠겨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 직전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연기 검토 사실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대응을 위해 미국 순방을 전격 연기하는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기왕 방미가 연기된 만큼 메르스 사태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과 함께, 한미 관계에 손상이 없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메르스 사태가 국민들에게 끼치고 있는 사회·경제·심리적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대통령이 중대한 결심을 한 만큼 메르스 사태를 극복하는데 온 국력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한미 간에 어떠한 외교적 손실도 발생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면밀히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 이전에 김무성 대표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방미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가 지금 대통령 방미 일정 연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당청 간에 방미 연기에 대한 사전 통보와 의견 조율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국회법 개정안 사태로 냉각됐던 당청 관계가 방미 연기를 계기로 수습 국면에 접어들지 여부도 주목된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그간 대통령 미국 순방 연기 여부에 대해 통일되지 않은 목소리를 내온 만큼 더 이상의 언급은 삼가는 모습이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6·10 민주항쟁 기념식장에서 나온 직후 취재진과 만나 "하루 이틀 경과를 보면서, 메르스가 더 확산되는지 진정되는지를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어쨌든 잘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문재인 대표는 오찬 장소에서 "아마 결정을 더 뒤로 미루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며 "아베 총리도 방미했고 곧 시진핑 주석도 방미가 예정돼 있으니 지금이 (방미하기에) 괜찮은 시기인데, 메르스 때문에 청와대도 고심한 것 같다"고 평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방미 연기 결정이 발표된 직후 취재진에게 발송한 긴급 문자 브리핑에서 "박대통령의 결정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대응에 신뢰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짧게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