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연대, 애매한 입장… 심상정 "현재는 (구 통진당) 포함 안 돼"
  • ▲ 왼쪽부터 국민모임 김세균, 노동당 나경채, 정의당 천호선, 노동정치연대 양경규 대표. ⓒ연합뉴스
    ▲ 왼쪽부터 국민모임 김세균, 노동당 나경채, 정의당 천호선, 노동정치연대 양경규 대표. ⓒ연합뉴스

    야권의 움직임이 양갈래로 나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내홍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원내정당인 정의당을 중심으로 원외 소수 진보세력들이 뭉치고 있다. 정의당·국민모임·노동당·노동정치연대가 4일 의원회관에서 '진보정당 4자 연대'를 선언한 것이다.

    이들 소수 진보세력들은 계파 분열로 시끄러운 새정치연합의 대안세력을 자처하고 나섰다. 4자 연대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해 진보혁신과 결집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안 진보정당을 강조하고 있는 4자 연대는 이날 선언문을 통해 "진보정치 역시 분열과 침체로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무능과 야합으로 스스로 무너진 제1야당은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새정치연합을 향해 각을 세웠다.

    이어 "양당(새누리당·새정치연합)이 결코 대변하지 않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진보적 정권교체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4자 연대는 새로운 진보정당의 지향점으로 3가지를 밝혔다. △약육강식의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고 자유·평등·생태·평화·연대의 가치의 실현과 함께 독자적인 발전 노선을 견지하고 패권주의 등 진보정치의 낡은 잔재를 청산하는 정당 △공공보육·공공의료·공공교육 등 보편복지를 확대하는 복지 정당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로 분단체제 극복 등의 당면 과제를 추진하는 정당 등이다.

    4자 연대는 이같은 목표를 내세우며 오는 9월 구체적인 조직 구조를 형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4자를 기본으로 더 많은 세력과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실무기구를 구성해 나갈 것"이라며 "공동실천 사업과 함께 공동 정책과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보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근본적 변화를 원하는 모든 분들이 이 길에 함께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성원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이들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제각각이다. "진보연대가 성장한다면 분당론도 제기되는 새정치연합에 큰 타격을 줄 것" "결국은 총선에서 새정치연합과 야합할 것" "통진당 세력의 국회 재입성을 시도하는 세력으로 변질될 것" 등으로 전망이 분분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의 내홍이 심화되거나 공천 학살 등의 불만이 내부에서 터져나올 경우 소속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지난 4·29 재보선 관악을 지역에서 이행자 서울시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국민모임으로 합류하면서 정동영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4자 연대가 견고화되지 않을 경우 총선 직전 이른바 '야권 통합'이 이뤄질 여지도 충분하다. 이날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새정치연합과의 관계설정을 묻는 질문에 "연합정치라는 건 어느 나라 어느 정치나 기본적으로 열려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구 통진당 세력의 정치권 등판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도 4자 연합이 여지를 남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천호선 대표는 "그 분들과 함께한다는 걸 염두하고 출발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새 진보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분들이 모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모임 김세균 대표도 "정확히는 반 통진당 노선이 아닌 비 통진당 노선"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3일 tbs교통방송 '열린아침 고성국입니다'에 출연, "연대에 통진당 세력이 앞으로도 들어가지 않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현재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