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유격수 부상으로 얻은 기회 '놓치지 않았다'
  • ▲ 강정호 선수. ⓒ 사진 연합뉴스
    ▲ 강정호 선수. ⓒ 사진 연합뉴스


    【뉴데일리 스포츠】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초반 현지 적응에 애를 먹던 강정호(28)가, 3타점 싹쓸이 2루타와 첫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홈 팬들을 열광케 만들었다.

    강정호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15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이자 유격수로 출장,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강정호는 수비에서도 자신에게 향한 4번의 타구를 모두 안정적으로 처리하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강정호는 이날 첫 번째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으나,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했으나 투수의 견제에 걸려 아웃되면서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세 번째 타석에서 2루수 앞 땅볼로 숨을 고른 강정호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강정호는 7회 2사 주자 만루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이때까지 양 팀의 점수는 5대5, 컵스의 투수는 팀의 마무리 제이슨 모테였다.

    정체절명의 순간에 강정호는 바깥쪽으로 약간 높게 들어온 모테의 공을 결대로 밀어 중견수 머리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를 뽑아냈다. 이 한 방으로 피츠버그는 8대5로 달아났다. 강정호의 첫 장타와 타점에 동료와 팬들은 박수를 아까지 않았다.

    특히 7회 2루타는, 컵스가 고의사구로 만루작전을 쓰면서 강정호를 선택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극적이었다.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던 강정호는 시즌 개막과 동시에 벤치 신세를 져야만 했다. 강정호는 21일까지 단 3차례 선발로 출장했으나 13타수 1안타의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리면서 고개를 떨궜다. 그나마 나온 유일한 안타 역시 빗맞은 행운의 안타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타격에서 자신감을 잃은 강정호는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송구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21일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수비실책까지 범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강정호는 현재 팀내 경쟁자인 조디 머서가 갈비뼈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고 있다. 그러나 1할도 되지 않는 타율에 수비마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의 팀내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22일 보여준 강정호의 공수에 걸친 활약은, 가뭄 속 단비와도 같다. 이날 강정호는 멀티히트로 그를 스카우트한 구단의 선택에 화답했다. 무엇보다 7회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나온 싹쓸이 3타점 2루타는, 그에 대한 주변의 불신과 우려를 씻어내는 데 있어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는 이날 시즌 2호와 3호 안타를 치면서 1할대에도 미치지 못하던 타율을 0.176로 끌어올렸다.

    강정호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피츠버그는 불펜진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9대8로 역전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