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이 보장한 권리 무시한 기아 타이거즈
  • ▲ 윤완주 선수.ⓒ구글 이미지
    ▲ 윤완주 선수.ⓒ구글 이미지

    【뉴데일리 스포츠】최근 윤완주라는 프로 야구선수가 자신의 SNS에 '노무노무'라는 단어를 올려 소속 구단에서 중징계를 받은 사건이 있었다. 윤완주의 소속 구단인 기아 타이거즈는 3개월 자격정지와 벌금으로 875만원(3개월 급여)을 요구했다.  

    기아 타이거즈 관계자는 "음주 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에게도 3개월 자격정지와 1,000만원의 벌금을 물게 한 적 있다"며 "윤완주 선수가 자신의 SNS에 올린 '노무노무'라는 단어는 광주에서는 음주 운전만큼 큰 사회적 물의다"라고 징계의 수위가 높다는 비판에 대해 항변했다. 

    '노무노무'는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터넷 게시판 '일간베스트' 이용자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이들 일간베스트 사용자들은 '노무노무'를 '너무너무' 대신에 사용한다. 

    '노무노무'라는 표현이 시작된 곳이 일간베스트라고는 해도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일간베스트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단지 '너무너무'의 웃긴 표현 정도로 인식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법으로 보장받는다. 우리는 이를 '표현의 자유'라고 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남을 비하하고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는 말은 지양해야 한다. 이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책임이다.

    윤완주도 일간베스트는 모르고 단지 '너무너무'의 재미있는 표현 정도로 '노무노무'를 사용했다. 윤완주는 7일 무심코 쓴 '노무노무'가 일으킨 파장은 확실히 알았다.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을 지지했거나 현재도 존경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간베스트의 용어가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막으려 노력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아 희희덕 거리는 일간베스트 사용자들이 어찌 좋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일간베스트도 몰랐던 윤완주를 매장시켜야 한다며 기아 타이거즈 구단 홈페이지를 마비시킨 이들의 행동은 지나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이들의 홈페이지 마비 정책에 긴장한 기아 타이거즈는 한국야구위원회의 경미한 경고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징계를 내리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표현의 자유'는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윤완주가 자신의 SNS에 올린 '노무노무'라는 단어를 누군가가 비판을 할 수는 있지만 이 단어로 징계를 내리는 건 대한민국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에 위배된다.

    한국야구위원회와 기아 타이거즈가 '선수의 정치적 발언을 금한다'라는 규정으로 윤완주를 징계했다면 충분히 명분이 선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도 기아 타이거즈도 윤완주가 쓴 '노무노무'라는 단어를 정치적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단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또는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켰다' 등의 애매한 잣대로 성급하게 징계를 결정했다.

    프로야구 선수노조는 윤완주의 사건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와 기아 타이거즈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현재 윤완주는 고향인 부산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군입대를 앞둔 선수에게 내려진 가혹한 징계를 비판하는 선수노조의 목소리는 기아 타이거즈 홈페이지를 장악하고 있는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자판 두드리는 소리에 묻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