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열차는 움직이는 암시장

     이철무 기자  /뉴포커스
  • ▲ 생계를 위해 열차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들(사진자료 구글 이미지)
    ▲ 생계를 위해 열차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들(사진자료 구글 이미지)

    북한 주민들이 어려운 경제난에서 목숨을 연명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있다.
    다름 아닌 열차다.
    북한은 대중교통이 거의 마비상태다. 기름값이 비싸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생계형이다. 

    특히 자동차나 버스는 1인당 기준으로 짐 값도 따로 받는다. 오히려 개인보다 짐 값이 더 비싸다. 열차는 짐 값을 받지 않는다. 그렇기때문에 온갖 잡상인을 비롯해 밀수, 밀매 심지어 성매매도 열차에서 이루어진다. 

    북한 열차야말로 주민들의 생계줄이라고 할 수 있다.
    큰 돈을 움직이는 장사꾼들, 하루를 이어가는 보따리 장사꾼들, 그런 장삿짐을 노리는 도둑들로 열차가 북새통을 이룬다. 

    국경을 통과하는 열차에는 마주치는 사람마다 밀수, 밀매꾼들이다.
    이런 열차에는 검열원과 승무원이 다른 열차에 비해 배로 많고, 수시로 몸과 짐을 검열한다.
    놀라운 것은 그들도 장사꾼이라는 점이다.
    검열원과 승무원들은 밀수꾼에게 수수료를 받고 목적지까지 원하는 짐을 책임지고 운반해준다.

    이렇게 1년간 운반해도 큰 돈을 번다. 일부 장사꾼들은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짐을 숨겨 운반하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 온갖 불법 거래들도 열차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게 거래되는 물건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마약과 비금속, 역사유적, 남한 드라마를 비롯한 해외 CD 영상물이다. 

    해당 물건은 옮기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대신 거래에 성공하면 그 이윤도 어마어마하다.
    대부분 이런 물건을 운반하는 장사꾼들은 미모가 출중한 여성들이다. 경무원(헌병)에게 들킬 것 같으면, 몸을 바쳐 적발을 막는다. 

    북한이 군부 독재이다보니 검열원, 승무원 10명을 합쳐도 경무원 한 명보다 권한이 없다. 경무원들은 열차 안 검열을 '돈도 벌고 연애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국경을 통과하는 열차일수록 그런 기회가 높아진다. 

    국경지대 열차는 도둑과 사기꾼도 넘쳐난다. 한 번만 제대로 성공해도 인생이 역전될만큼 큰 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도둑과 사기꾼들 역시 여성들이다. 미인계를 이용해 돈이 많아 보이는 장사꾼에게 추태를 부린다. 이들은 음료수나 담배장사꾼으로 가장하고, 사달라고 조른다. 해당 음료수와 담배에는 강도 높은 마취제가 묻어 있다. 결국 마취제를 복용한 장사꾼의 짐은 모두 해당 여성의 차지가 된다. 

    이렇듯 북한 열차는 온갖 비리와 비법, 불법이 난무하는 곳이다. 북한판 암시장인 셈이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