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중앙당 차원 지원, 與 전략적 우세
-
- ▲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따라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에 따라 여야가 선거전략이과 행보가 비슷해짐에 따라 누가 웃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뉴데일리DB
파격적인 우클릭 행보로 '산토끼 잡기' 대권 행보에 나선 문재인 대표가 이번에는 여당의 선거전략를 그대로 따라하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에 이어 연이은 안보 행보로 '문재인 2.0 전략'으로 불리는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여당의 전략이라도 '효과적인' 부분은 그대로 받아들여 중도적 정당으로 보이려는 의지가 강하게 읽힌다.민병두 사단으로 불리는 민주정책연구원이 제시하는 "싸가지 없는 진보당권 정치에서 벗어나야 집권할 수 있다"는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일각에서는 알맹이 없는 '따라하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문재인 대표의 대권 행보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반대로 자신의 대권행보에는 이로울지 모르지만, 불과 몇백표로 승부가 갈리는 4.29 재보선 결과에서 이 같은 알맹이 없는 '따라하기'식 행보가 어떤 효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지난 2일 문재인 대표는 전직 대표들과의 원탁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경기 성남 주원에 출마한 정환석 후보에게 당직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문 대표는 정 후보를 정책위부의장직에 임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당직 인선부터 결정한 것이다.새누리당이 같은 지역에 출마한 신상진 후보에게 주요 당직을 맡기겠다며 총력 지원에 나선 것에 대한 야당의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같은 '당직 약속'은, 여당이 밀고 있는 주된 선거전략이라는 점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재보선 4곳에 출마한 후보 모두에게 "당선될 경우 주요 당직을 맡기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당직 약속은 후보의 사기를 진작시킴과 동시에 지역 유권자들에게 '비중 있는 후보'라는 인식과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결국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당초 이번 선거를 앞두고 김무성 대표의 '당직' 약속은 지난 19일 경기 성남 중원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 김 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중원 선거는 종북세력에 대한 심판"이라면서 "신상진 후보가 당선돼 3선 의원이 되면 제일 중요한 보직에 임명해 지난 3년간 하지 못했던 것을 남은 임기인 1년 동안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신 후보에 대한 '주요 당직 임명' 발언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김 대표는 3일 오후 중원구 중앙동에 위치한 신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승리할 경우 신 후보에게 주요 상임위와 당직을 맡기겠다고 했다. 그는 "당선이 되려면 압도적인 표차로 돼서 우리 당의 중요한 당직을 시켜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달 25일 인천 서구·강화을에서는 "여러분이 안상수 후보를 당선만 시켜 달라"면서 "안 후보가 '내가 이 당직을 하고 싶다'고 하면 빼앗아서라도 맡길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그는 이어 같은 달 29일 광주에서는 "우리 정승 후보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겠다"고 했고, 30일 서울 관악을에서는 "오신환 후보가 당선되면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모셔 지역 현안을 챙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 ▲ 새누리당 정치참여 홍보영상ⓒ유튜브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한 영상 홍보전에 있어서도 김무성 대표의 '히트' 이후 문재인 후보도 부리나케 '따라하기'를 시작했다.지난 달 16일 김 대표는 이른바 ‘로봇연기’를 선보여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다. 트랜치코트를 입고 로봇연기를 선보이는 김 대표의 영상은 코믹스런 복고풍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이에 새정치민주연합도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등 대권주자들을 홍보영상에 출연시켰다. 문 후보는 1분38초 분량의 이 영상에 출연해 서민과 중산층, 청년층이 안은 시대적 고민을 담아냈다.다만 너무 무거운 주제를 짧은 시간에 그대로 담아내려다 보니 오히려 재미는커녕 감동조차 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창의적이지 못한 '따라하기'식 대응의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이다.정치적 시험무대인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김 대표와 문 대표의 엎치락뒤치락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김 대표와 문 대표는 지난달 26일 인천 서구을, 27일에 성남중원, 30일엔 서울 관악을 등 같은 곳을 방문하며 맞대결 구도를 연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문재인 대표가 재보선 지역구 중 어느 한 곳도 당선을 장담하지 못하게 되자 전략적 지원보다는 여당의 전략에 따라 모방식 대응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제기하고 있다. 임기응변식 선거전략이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뚜렷한 선거전락도 없는데다, 당내 각 계파 수장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태에서 문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