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문제와 경제살리기 법안 등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도
  •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4일 국회를 예방한 이완구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하던 중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하자, 옆자리의 이완구 국무총리가 한 팔을 어깨에 올려 등을 다독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4일 국회를 예방한 이완구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하던 중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하자, 옆자리의 이완구 국무총리가 한 팔을 어깨에 올려 등을 다독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청문회를 지켜보다) 전 정말 마음이 아파서……."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말을 채 끝마치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5개월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이완구 국무총리도 우윤근 원내대표를 감싸안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24일 국회를 예방한 이완구 국무총리를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복도까지 나와 맞이했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복도에서 서로 부둥켜 안으며 해후(邂逅)의 정을 나눴다. "우 대표가 이렇게 반갑게 맞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이완구 총리의 인사에 우윤근 원내대표는 "마음이 아팠다"고 답했다.

    회의실로 자리를 옮긴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원내대표 시절 호흡을 맞췄던 추억을 털어놨다.

    이완구 총리는 고개를 들어 야당 원내대표회의실 구석구석으로 시선을 옮기며 "이 방에서 우윤근 대표를 모시고 이런 저런 상의를 한 게 엊그제 같다"고 상념에 젖었다.

    이어 "나의 청문 과정에서 우윤근 대표의 입장도 있으셨겠지만, 나를 쳐다보는 애처로운 눈초리에 가슴이 뭉클뭉클했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우윤근 원내대표는 "난 정말…"이라고 말문을 열다 울컥 하며 5~6초간 말을 잇지 못하는 '방송사고'를 냈다. 우 원내대표가 이완구 총리의 손등을 잡으며 안경 너머로 눈물을 보이자, 옆자리의 이 총리도 한 팔로 어깨를 감싸안고 등을 두드려주며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마음이 아팠다. 도와드리지 못해서… 야당 (원내)대표가 참 어렵다"며 "지금도 내게는 총리보다는 이 방에서 함께 대화했던 훌륭한 여당의 파트너이고, 총리께서 어떻게 되더라도 마음 속 깊이 간직해야 할 분"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사사로운 감정에 힘들었지만 잘 견뎌냈다"며 심기를 추스린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완구 총리에게 본격적으로 '소통'을 주문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소통을 정말 못하는 분이기 때문에, 야당과의 소통을 누구보다 잘해 온 이완구 총리가 나라를 위해 재상의 자리에 올랐다고 나는 믿고 있다"며 "대통령이 소통하지 못한 결과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총리께서 지난 번에 소통만 잘하면 나라가 잘 되리라 생각한다고 한 말씀대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 ▲ 이완구 국무총리가 24일 국회를 예방한 자리에서 자신을 맞이한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눈물을 보이자, 가슴이 뭉클해진듯 눈시울을 붉히며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훔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가 24일 국회를 예방한 자리에서 자신을 맞이한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눈물을 보이자, 가슴이 뭉클해진듯 눈시울을 붉히며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훔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완구 총리는 "대통령이 백방으로 소통하며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시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러한 것들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국민이 느끼지 못한다면 (우윤근) 대표께서 말씀하신대로 내가 그러한 것들을 보완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청문 과정은 진심으로 진심으로 내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가 된 것 같아 아주 값지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총리직을 잘 수행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 아닌가 싶은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독였다.

    이날 예방은 총리와 야당 원내대표의 만남이 아닌, 마치 양당 원내대표간 주례회동 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정홍원 전 총리가 국회를 예방할 때와는 사뭇 달라, '정치인 총리' 기용의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완구 총리는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서비스산업발전법 등은 야당의 우려를 보완할테니 이번에 어떻게 좀 도와달라"며 "총리로서 입장이 있는 만큼 '불어터진 국수'가 되지 않도록 11개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입법 요청을 밝혔다.

    그러자 우윤근 원내대표는 조금 당황해하며 "마치 (여당) 원내대표와 대화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저희도 민생을 살리기 위한 장그래법 등 25개 법안이 있는데, 방법은 다르지만 목표는 일치한다고 보고 적극 협력할테니 총리께서도 우리 주장을 잘 받아달라"고 답했다.

    이완구 총리는 자리를 뜨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우 대표가 나를 보니 만감이 교차해 눈물을 비치셨는데, 그런 우 대표의 눈물을 보니 울컥해서 나도 모르게 같이 부둥켜 안고 울었다"며 "우리 두 사람이 이 정을 오래 오래 간직하며 우애가 중심이 돼 여당·야당이 어우러져야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우윤근 원내대표와 만나기에 앞서 있었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완구 총리의 만남은 상대적으로 데면데면했다.

    문재인 대표는 "우리 당이 (총리 인준에) 반대를 많이 해서 마음 고생하셨겠다"고 위로하자, 이완구 총리는 "(문재인) 대표의 여러 가지 격려 말씀으로 성찰의 기회를 갖게 돼 가슴깊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예의를 갖춰 답했다.

    이어 문재인 대표는 이완구 총리에게 새정치연합이 발의한 전월세상한제 관련 법안과 세월호의 인양을 촉구했고, 이완구 총리는 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 등 경제살리기 관련 법안과 공무원연금 개혁에 야당이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완구 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 가신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문재인) 대표의 국민통합 행보처럼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통을 하고 계시지만, 더 (소통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잘 보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