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간 정책대결 해야, 비방은 서로 득될 것 없어"
  • ▲ ▲서울시 중구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본부.ⓒ 뉴데일리 유경표 기자
    ▲ ▲서울시 중구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본부.ⓒ 뉴데일리 유경표 기자

    사단법인 한국자유총연맹 차기 중앙회장선거과정에서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후보들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어 연맹이 자체 진화에 나섰다.

    앞서 허준영 후보가 연맹간부에게 상대후보를 헐뜯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부적절한 행위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경쟁후보인 이동복 후보 측은 연맹 선관위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허 후보 측도 “이 후보가 언론매체 등을 동원해 선거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선거는 과열양상으로 치달았다.

    이에 자유총연맹은 23일 서울시 중구 장충동 자유총연맹 본부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두 후보가 문제를 제기한 사안에 대해 검토하고 징계수위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선거관리위원들은 후보간 비방 등 과열·혼탁 양상에 대해,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일’이라는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연맹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염려해 이동복 후보와 허준영 후보에 대해 ‘주의 공문’을 발송하는 선에서 결론을 내렸다.

    연맹 선관위의 결정은 ‘경고’보다 수위가 낮지만, 각 후보진영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허준영 후보의 경우, 이미 연맹 선관위로부터 ‘공개경고’를 받은 만큼, 선관위의 주의 공문 발송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준영 후보는 최근 연맹 간부에게 경쟁후보들을 비방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청와대 낙점 운운하는 사기꾼보다는 진심으로 대의원께 다가가는 사람, 1년만 하게 해달라는 무소신 보다는 위기의 자총을 우뚝 세우는데 몰두할 책임감 강한 사람, 몇 푼 안 되는 활동비 안 받는 것을 큰 공으로 내세우는 사람보다는 청렴하면서도 자총의 공적 목표를 위해 거액의 예산과 기부를 확보할 사람, 중앙의 책임있는 자리에서 자숙해야 마땅한데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도 못 느끼는 사람보다는 지역의 탄식을 듣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본부 간부이신 귀하의 선공후사에 입각한 현명한 판단을 감히 구합니다. 기호2번 허준영 올림”

     
    상대후보를 ‘사기꾼’이라고 매도하면서 원색적으로 비난한 문자메시지 내용이 알려지면서 허 후보는 연맹 안팎에서 ‘공정선거의 기본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 ▲ ▲자유총연맹 중앙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 포스터 ⓒ 뉴데일리 유경표 기자
    ▲ ▲자유총연맹 중앙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 포스터 ⓒ 뉴데일리 유경표 기자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허준영 후보의 문자메시지 발송에 대해, 연맹 선거관리위원회도 지난 11일 ‘공개경고’ 처분을 내리고, 14일 선거관리규정 제21조에 따라 연맹 홈페이지에 허 후보에 대한 경고문을 게재했다.

    익명을 요구한 연맹 핵심관계자는 “(문자메시지에) 직접 이름을 적지는 않았지만 ‘사기꾼’이라는 비속어를 써 연맹의 품위를 떨어트렸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번 일로 후보등록을 무효화하는 것은 가혹한 감이 있기 때문에 경고수준에서 마무리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맹 회장직은 마지막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같은 국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유수호를 위한 애국자들이 서로를 비방하고 남을 헐뜯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선관위 회의에 참석한 익명의 관계자는 “후보 간 정책대결이 중요한데 상대방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비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가 자신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각 후보들은 알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연맹 선관위는 3월 8일까지 유지하도록 돼 있다”면서, “만일 중대한 사안으로 선거가 또다시 혼탁해진다면 대의원 표결을 통해 후보직 박탈·당선 무효까지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연맹 중앙회장 선거에는 이동복 전 국회의원(기호 1번), 허준영 전 경찰청장(기호 2번), 최승우 예비역 육군소장(기호 4번), 이오장 전 서울시지회장(기호 5번)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에 출마했던 윤상현 전 회장직무대행은, 후보직을 사퇴했다.

    연맹 차기 중앙회장은 25일 치러지는 대의원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