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문재인, 가면부터 벗어라

문재인 대표는 당내 경선에서 친노 계파에 매몰된 이념주의자로 각인된 당내 외 시선을 걷어내고자 많은 다짐들을 쏟아내었다. 문 대표는 당을 ‘민생과 경제’가 함께하는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계파의 기역자도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계파 해체를 선언했다. 또한 성장엔 보수와 진보가 있을 수 없다며 '소득 주도 성장론'을 설파했다. “안보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다.” 고도 했다. 문 대표는 이를 ‘뉴(New) 문재인 플랜’이라고 명명해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의 경선 기간 중 쏟아낸 이와 같은 발언들은 두 가지 포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친노 이념 강경세력의 전면 등장으로 인한 당내 불만 및 불안감을 잠재워 경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전략 일 것이다. 두 번째는 차기 대권 가도를 위해 보수 및 중도 지향의 국민들을 견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에서 나오는 고육지책(苦肉之策)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뉴(New) 문재인 플랜’을 내세우고 새민련의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국민들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그의 당 대표 수락 연설에 주목했다.

문 대표는 취임일성으로 민주주의와 서민경제의 파탄을 낸다면 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는 분열의 아이콘이었던 친노 세력 수장의 변신을 기대하던 국민들에겐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야당 대표가 정부의 실정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무조건적 반대와 비판이 아닌 합리적 상식과 상항에 기초해야 한다. 문 대표의 취임 일성이 증오와 분열이 담긴 전사적(戰士的) 행태의 모습으로 비춰진 것은 ‘뉴(New) 문재인 플랜’의 진정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문재인 대표는 국민통합을 역설하면서 야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표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화,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의 공이 있다고 언급하고 함께 기념할 것이라 밝혔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는 전직 대통령의 묘역 참배 후 ‘역사의 가해자 반성 운운’하며 언행불일치의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주었다.

문재인 대표가 말하는 ‘뉴(New) 문재인 플랜’과 그의 언행 부조화는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그것은 문 대표의 정치철학이 확고하게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문 대표 자신과 친노 이념 강경세력으로 인한 역사적 과오에 대한 인식부재의 결과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낙인찍고 있다. 그러나 그가 2인자로 몸담았던 참여정부의 실정 또한 만만치 않음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국민 편 가르기와 소모적 이념 논쟁으로 인한 국론분열과 상시적 국가혼란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이념적 가치 지향성은 경제의 대불황과 함께 서민경제의 몰락을 견인했다.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정은 바로 역대 대선 사상 유례가 없고, 향후에도 불멸의 기록이 될 집권 여당 대선후보의 531만표 차 낙선으로 국민심판을 받게 된 근인(根因)이 된 것이 아닌가!

문재인 대표가 진정으로 본인이 설파한 ‘뉴(New) 문재인 플랜’의 진정성을 입증 받고자 한다면 그 시발점은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정과 자신의 그릇되었던 정치행보에 대한 통렬한 반성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문 대표는 보수 정당의 실정 비판에 앞서 노무현 참여정부의 과오에 대한 분명한 성찰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문 대표는 자신이 중추적 역할을 한 참여정부의 핵심 정책과제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을 반대한 것에 대해서도 깊은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문 대표는 자신이 주도한 국가의 주요정책을 보수정부가 이를 뒷받침하자 이해불가의 자기모순을 범하면서 국정을 혼란으로 견인하는데 일조했다. 언어도단(言語道斷) 그 자체가 아닌가!

한편 지난 총선에서 ‘통진당과의 묻지마 연대’를 주도한 점과 통진당 해산에 따른 ‘통진당 두둔’ 발언에 대한 자성도 필요하다. 그리고 지난해 세월호 정국에서 비논리적 근거로 김영오 씨의 단식투쟁에 동참,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으로 정국혼란을 주도했던 정치행위의 부적절함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표의 ‘뉴(New) 문재인 플랜’의 진정성은 바로 참여정부와 자신의 과오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문 대표의 이와 같은 성찰을 기조로 새민련은 그동안 보여주었던 특정이념 지향적 기치와 반대를 위한 투쟁 일변도 사고, 정청래 등 소속의원들의 끊임없는 막가파적 발언의 준동 등의 작태와 단절해애 한다.

문 대표의 깊은 자성과 함께 새민련이 낡은 좌파적 가치의 틀을 벗고, 민생과 중도 실용적 가치에 천착한 합리적 수권·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성준경 정치평론가

[미디어펜 칼럼= 뉴데일리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