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DGSE, 영국 MI5 등 “유럽 전역에 테러 위협 증가” 경고
  • ▲ 13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 그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하지만 이슬람과의 전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24닷컴 보도화면 캡쳐
    ▲ 13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 그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하지만 이슬람과의 전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24닷컴 보도화면 캡쳐

    13일(현지시간),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알 카에다 등 테러조직들은 움츠러들기는커녕 오히려 추가 테러를 예고하고 있어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마뉘엘 발스 총리의 ‘전쟁선포’ 이후 프랑스는 유대인 거주지역과 유명 관광지, 파리 등 주요 도시에 군 병력 1만여 명과 대테러 부대, 경찰 등 1만 5,000여 명의 경계 병력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동시에 프랑스 전역에 최고 단계의 테러 경보도 발령해 놓고 있다.

    ‘샤를리 엡도’ 테러가 끝나고, 범인 4명이 사살되었음에도 프랑스가 경계를 늦추지 못하는 것은 나라 안팎에서 들려오는 ‘추가 테러 징후’ 때문.

    프랑스 정보기관 ‘DGSE(대외정보총국)’에서 수석 대테러 애널리스트를 지냈던 이브스 트로티농은 최근 美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테러가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며 추가 테러 가능성을 경고했다.

    유럽 현지 언론들도 프랑스, 영국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조만간 더 큰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 비밀정보국(MI5) 앤드루 파커 국장도 현지 대테러 전문가들에게 “테러조직들이 과거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테러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알 카에다 테러리스트들이 서방 국가를 대상으로 한 ‘대량살상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MI5는 2005년부터 정보통신보안본부(GCHQ) MI6, 이스라엘 모사드, 독일 BND, 프랑스 DGSE, DST 등과 함께 국제 테러에 대응하는 ‘오버트 작전’을 수행해 온 정보기관이다. 때문에 유럽 언론과 대테러 전문가들은 앤드루 파커 국장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 ▲ 프랑스 대테러부대의 훈련 장면. GIGN 또는 EPIGN으로 추정된다. ⓒ키케로 매거진 보도화면 캡쳐
    ▲ 프랑스 대테러부대의 훈련 장면. GIGN 또는 EPIGN으로 추정된다. ⓒ키케로 매거진 보도화면 캡쳐

    프랑스 정부 또한 자국 정보기관에 이어 영국 정보기관까지 추가 테러 위험을 경고하자, ‘샤를리 엡도’를 테러한 범인들 중 아직 붙잡히지 않은 5~6명이 추가 테러를 벌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샤를리 엡도 테러범의 수가 10여 명”이라는 프랑스 현지 목격자들의 증언도 계속 나오고 있어, 프랑스 경찰과 정보당국의 테러범 수사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당국이 긴장하는 데는 '알 카에다'의 활동과 협박도 한 몫을 했다.

    ‘샤를리 엡도’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쿠아치 형제는 ‘알 카에다 아라비아 반도 지부(AQAP)’ 소속인 예멘 알 카에다에서 테러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QAP는 '샤를리 엡도'의 테러범들이 사살된 이튿날 성명을 통해 "프랑스에 대해 추가 테러를 벌일 것"이라고 공개 성명을 냈다.

    AQAP는 알 카에다 연계 조직 가운데서도 유럽에 지지자들이 많고 활동도 활발해 '샤를리 엡도' 사건 이후 추가 테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지 언론과 정보기관들의 예측이다.

    AQAP와 경쟁관계로 아프리카 곳곳에 ‘지원병력’을 보내고 있는 ‘알 카에다 마그렙 지부(AQIM)’는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프랑스에 대한 대규모 테러를 벌일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AQIM은 성명을 통해 “프랑스군이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을 점령하고, 시리아, 이라크에서 ‘이슬람 국가(ISIS)’를 향해 폭격을 가해 선지자 무함마드의 권위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프랑스가 무슬림의 존엄을 해치고 폭력을 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프랑스는 이제 최악을 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 ▲ 2005년 7월 7일 런던 지하철 테러 당시 범인들이 찍힌 CCTV. 겉으로 보기에는 폭탄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당시 英정부 공개화면 캡쳐
    ▲ 2005년 7월 7일 런던 지하철 테러 당시 범인들이 찍힌 CCTV. 겉으로 보기에는 폭탄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당시 英정부 공개화면 캡쳐

    알 카에다 지부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프랑스를 대상으로 ‘추가 테러’를 경고하자,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전역이 ‘테러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서유럽 내에 있는 수많은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가 공격을 가하거나, ‘7.7 런던 테러’ 또는 2004년 3월의 ‘마드리드 테러’와 같이 지하철, 열차, 공항 등 유동 인구가 수십만 명 이상인 도심이나 교통 인프라를 공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