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럭비팀,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해체 수순
  • ▲ 왼쪽부터 정삼영 감독, 원종천 부회장, 조민기 학생. 이들 세 사람은 6일 서울역 4층 회의식에서 각각 럭비계를 대표해서 참석했다. 지도자와 협회, 선수를 대표한 이들의 호소문 낭독은 이날 참석한 주요 언론사 기자들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왼쪽부터 정삼영 감독, 원종천 부회장, 조민기 학생. 이들 세 사람은 6일 서울역 4층 회의식에서 각각 럭비계를 대표해서 참석했다. 지도자와 협회, 선수를 대표한 이들의 호소문 낭독은 이날 참석한 주요 언론사 기자들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뉴데일리 스포츠】삼성그룹이 직접 운영하던 스포츠팀 중 럭비단을 해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2시 서울역 4층 대회의실에서 대한럭비협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럭비협회 원종천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럭비단 해체설을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도 않은 소문"이라며 "만약 해체를 생각하고 있다면 대한민국 럭비의 발전을 위해 다시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도자 대표로 참석한 정삼영 現 15인제 럭비대표팀 감독은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럭비를 20년 넘게 후원했고 1995년 창단 이래 줄곧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지도자를 대표해서 삼성그룹의 럭비팀 해체를 막고 싶은 마음에 오늘 아침 거제도에서 올라왔다"며 절실함을 표했다. 

    정삼영 감독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중공업 감독을 지냈다. 정 감독은 "삼성그룹이 공식적으로 해체를 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그룹 럭비단에 소속된 25명의 선수 중 지난해 12월에 재계약을 해야할 선수들이 아직 계약 연장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 ▲ 대한럭비협회 기자회견 현장.ⓒ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 대한럭비협회 기자회견 현장.ⓒ뉴데일리 정재훈 사진기자

    현재 삼성그룹은 럭비단 해체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만을 내놓았다. 

    삼성중공업 럭비팀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A선수는 지난 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지만 언론을 통해 팀 해체설이 자꾸 나오고 있어 불안감이 든다"고 말했다. 

    럭비는 국내에서 아직 프로 리그로 발전하지 못했다. 한국전력공사, 포스코건설과 더불어 삼성중공업이 실업리그를 구성하고 있다. 한국전력과 포스코, 삼성에서 뛰는 선수들이 곧 국가대표인 럭비계에서는 실업팀의 해체가 선수 수급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냈던 럭비대표팀은 도하·광저우·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에 그치며 하락세를 걷고 있다. 

    럭비 대표팀은 일본의 그늘에 가려 올림픽과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럭비 월드컵에는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럭비대표팀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을 한 뒤 2019년과 2020년 일본에서 연거푸 열리는 럭비월드컵과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는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