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 17일 순안비행장 출발 직후 고장으로 회항…예정시각보다 늦게 도착
  • ▲ 현장지도하는 최룡해의 모습. 최룡해는 이번 방러단에 김계관, 노광철, 리영철 등을 대동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현장지도하는 최룡해의 모습. 최룡해는 이번 방러단에 김계관, 노광철, 리영철 등을 대동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려던 최룡해가 특별기 고장으로 회항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최룡해는 17일 오후, 김정은이 제공해 준 특별기를 타고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출발했으나 항공기에 ‘문제’가 생겨 급히 회항했다. 최룡해를 태운 특별기는 몇 시간 뒤 다시 모스크바로 출발, 18일 자정 모스크바 북쪽에 있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했다고 한다.

    최룡해는 러시아에 도착한 뒤 40분 동안 공항 청사에 머문 뒤 대기 중이던 BMW 승용차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와 함께 러시아로 간 대표단 일행은 북한 대사관 차량에 나눠 타고 이동했다고 한다. 이들은 러시아 정부가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프레지던트 호텔에 묵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가 도착하는 장면을 포착하려던 한국과 일본 기자 10여 명은 러시아 공항당국의 제지로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당초 17일 저녁 모스크바에 도착, 18일부터 일정을 소화하려 했던 최룡해 특사단 일행은 특별기 문제로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도 연기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러시아 대통령궁(크렘린) 공보관계자는 현지 언론들에 “18일 푸틴 대통령과 북한 특사의 면담 일정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최룡해 일행은 18일부터 사흘 동안의 일정을 마친 뒤에는 하바로프스크,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해 별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귀국은 24일로 예정돼 있다.

    최룡해의 이번 방러에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노광철 인민군 부총참모장, 리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상 등이 동행했다고 한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현지 언론들에게 “러시아 정부는 최룡해 일행과 한반도 비핵화, 러-북 양자 관계, 동북아 지역안보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북한이 유엔 총회에 상정될 EU와 일본의 북한인권결의안 통과를 막아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푸틴을 만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또한 1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최근 북한이 적극적인 외교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북한의 상황이 고립무원인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중국 대신 러시아의 대북투자를 이끌어 내, 1960년대 초반 김일성이 소련과 중공 사이에서 벌였던 ‘줄타기 외교’를 다시 하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