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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0일 경기 양주시에서 남침땅굴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시민단체가 이번에는 남양주시에서도 땅굴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남침땅굴을 찾는 사람들(이하 남굴사)’과 남침땅굴 민간대책위원회, 땅굴안보국민연합 등은 지난 14일 자신들이 땅굴을 발견했다는 경기 남양주시 지금동의 한 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16일 현장을 찾아가보니, 지금동 소재 국제교회 앞 공터가 거대하게 파헤쳐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남침땅굴대책위 이창근 단장은 “이건 이틀 동안 작업한 것이다. 다음 주에 땅굴을 모두 절개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크레인을 이용해 8m 높이의 원뿔형으로 파낸 현장은 맨 아래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상태였다. 남침땅굴대책위 관계자들은 “땅굴을 뚫자 압력 때문에 지하수가 솟구쳐 올라 저렇게 물이 고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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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근 단장 등이 가리킨 곳에는 흰색 페인트로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다. 남침땅굴의 진행방향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번에 절개작업을 통해 발견한 땅굴은 지난 양주시 땅굴의 연장선이다. 이 땅굴은 성남비행장과 특전사 사령부, 그리고 강동대교를 노린 것이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땅굴의 특징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뚫는 게 아니라 동쪽과 서쪽의 땅굴을 잇는 ‘지선(支線)’에 가깝다는 것이다.굴착 작업을 한 구덩이 아래편에는 흰색의 선들이 보였다. 남침땅굴대책위 관계자들은 “저것이 우리가 찾아낸 땅굴의 흔적”이라고 주장했다.
동그란 형태의 흰 선 안쪽에는 돌이 무질서한 형태로 박혀 있으며, 쇠꼬챙이로 찌르면 우수수 떨어진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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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침땅굴대책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지하에서 들리는 소리를 청음(聽音)했다”고도 말했다. 이창근 단장은 “그 소리는 북한군이 땅꿀이 탐지된 것을 알아챈 뒤 역대책(되메우기)을 하며 철수작업을 하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지난 14일 한성주 땅굴안보국민연합 대표(예비역 공군 소장)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에서 조금 더 나간 것이다.
한성주 대표는 당시 “지난 7일 이 교회 장로가 잠을 자다가 지하에서 소음이 들리자 이를 녹음했다”며 “지난 11일 2개의 시추공을 뚫어 작업을 계속한 결과 지하 8~10m에 땅굴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4일 기자회견 당시에는 “북한 측이 터뜨린 수맥 때문에 지하수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했으나, 16일 현장 방문 때에는 물을 계속 퍼내서인지 수위가 높지 않았다.
남침땅굴대책위 관계자들은 남양주 현장에 대한 설명을 한 뒤 전방 부대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강원도 전방 지역에서 땅굴의 증거로 보이는 것들을 수백여 개 발견해 군 지휘부에 신고했지만 이를 묵살 당하는 것은 물론 되려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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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분을 밝히기를 꺼려한 대책위 관계자는 “북한의 땅굴 기술은 매우 정교해 메인 땅굴이 있고, 여기에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지선 땅굴들 숫자가 늘어나는 형태”라면서 “지금 대한민국 수도권은 땅굴이 바둑판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남침땅굴대책위 관계자들은 남양주시 지금동 교회 앞 현장도 지난 10월 30일 공개한 양주시 현장처럼 ‘남침땅굴’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7일부터 작업을 재개, 일주일 뒤에는 남양주 땅굴의 전모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침땅굴대책위 등이 최근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군의 남침땅굴을 연이어 발견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있지만, 땅굴탐사의 책임자인 국방부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 국방부는 한성주 남침땅굴안보연합 대표가 유튜브에 올린 ‘여적의 장군들’이라는 동영상을 배포하고 TV조선 등 종편 방송에 나와 주장한 것들이 중대한 명예훼손이라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