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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주차비가 비싸서 불법주차를 했습니다. 그런데 '불법주차 된 차량을 옮겨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20~30m 가량 운전을 하던 중 음주 단속에 걸린 겁니다.
다수 연예 매체는 지난 8일 "방송인 노홍철이 8일 오전 1시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세관 네거리(관세청 사거리) 인근에서 자신의 벤츠 스마트 포투 카브리오를 몰고 가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무한도전'의 간판 스타 노홍철이 음주 단속에 걸렸다는 뉴스가 타전되자 온라인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일부 '무도' 팬들은 "뭔가 오해가 있을 것"이라며 그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또 다른 팬들은 "길에 이어 두번째로 음주 사고가 터졌다"며 무한도전의 앞날을 걱정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그와중에 노홍철 측의 해명이 불거졌다. 일부 매체는 노홍철의 측근과 인터뷰를 시도, "그가 불법주차된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운전대를 잡은 것"이라며 일반적인 음주 운전과는 다른 성격임을 강조했다.
게다가 노홍철의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아직 측정도 안된 상태였다. 보도에 따르면 노홍철은 경찰에 '호흡 음주 측정' 대신 '채혈 검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경찰은 노홍철의 피를 뽑아 국과수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17일 국과수 검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노홍철의 처벌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홍철은 경찰 진술 조사에서 소주와 와인 등을 마신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노홍철이 법적으로 처벌을 받느냐, 받지 않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만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 미만이 나올 경우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아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 네티즌은 "노홍철에 대한 '판단'은 국과수 검사 결과가 나온 후에 해도 늦지 않다"며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그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글을 남겼다.
"노홍철이 법적 제제를 받을 만큼 술을 마셨는지도 의문이고, 차량을 잠시 옮기기 위해 운전대를 잡은 것이라면 충분히 정상참작을 해야한다"는 '옹호론'도 다수 네티즌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무한도전' 시청자게시판과 다수의 온라인뉴스 댓글란을 보면 "노홍철의 무도 하차에 반대한다" "여전히 돌아이 노홍철을 지지한다"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심지어 특정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노홍철의 하차를 반대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질 정도. 표면적으로 수천명의 네티즌들이 노홍철의 하차를 반대하고 동정표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노홍철을 조사한 경찰은 "일부 언론에 나오고 있는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당시 노홍철은 음주 단속을 피해 골목으로 빠져나가다가 잠복해 있던 경찰관에 걸린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20~30m 가량 운전을 하다 걸린 게 아니라, 음주운전을 하던 중 경찰 단속을 피해 도망가다 덜미를 잡힌 것이라는 설명이다.한 차량이 음주 단속 현장 근처에 있는 골목으로 갑자기 빠져나갔어요. 마침 그 골목에도 경찰이 있어 차를 세우고 단속을 하게 됐는데 그 운전자가 다름 아닌 노홍철이었습니다.
물론 노홍철이 음주 후 운전대를 잡은 이유가 그의 해명대로 '불법주차된 차량을 옮기기 위한 것'일 수는 있다. 그러나 노홍철은 자신이 경찰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골목에 있던 경찰에 적발됐다는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노홍철은 "차량을 20~30m 가량 이동시키려다 음주단속 중이던 경찰에게 발각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방 20~30m의 거리는 육안으로 충분히 식별이 가능한 거리다. 경찰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는데, 불과 20~30m 거리에 떨어진 노홍철이 이를 보지 못했을리가 만무하다. 앞에서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는데 태연히 차량에 올라타 운전대를 잡았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 해명이다. -
"노홍철이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게 아니라, 채혈 측정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는 보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다수 매체는 경찰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 "노홍철이 호흡 측정을 거부했다는 식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반대의 얘기도 경찰 측에서 나왔다. 한 경찰 관계자는 "당시 음주 측정기를 입으로 불 것을 요구했으나 노홍철은 제대로 불지 않았다"면서 "잠시 후 '다시 측정하겠다'고 했다가 매니저가 현장에 도착하자, '채혈 검사를 받겠다'며 입장을 바꿨다"는 것.
"입김을 충분히 불어넣어야 측정이 된다고 말을 해도, 노홍철은 계속 헛바람만 불어 넣었다"는 증언도 있었다.1차로 음주 측정을 해보니 술을 먹었다는 표시가 떴습니다. 그래서 다시 제대로 숨을 불어 넣으라고 측정기를 갖다 댔는데 노홍철은 헛바람만 불고 제대로 측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는 척만 했던 거죠.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노홍철은 수차례 음주 측정을 거부한 뒤 나중엔 채혈 측정을 받겠다"고 나섰다고 전했다. 애당초 두 가지 측정 중 선택을 한 게 아니라, 노홍철이 호흡 측정을 거부한 탓에 어쩔 수 없이 '채혈 측정'이란 방법을 택하게 됐다는 얘기다.
지난 5월 무도 멤버였던 길이 음주운전 적발로 하차를 할 당시만해도 그를 동정하는 팬들은 많지 않았다. 무도 하차를 반대한다는 이렇다할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원년 멤버인 노홍철이 같은 음주 파문을 일으키자, 그를 아끼던 팬들이 적극적인 방어를 펼치는 모습이다. 이같은 맹목적인 지지는 '무도의 10년 역사' 속에 노홍철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일 수 있다.
팬으로서 그를 아끼고 감싸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석연찮은 해명조차 끌어안겠다는 심산은 오히려 그를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자진해서 하차 의사를 밝힌 만큼 그의 의사를 존중하고 묵묵히 기다리는 게 팬으로서의 진정한 도리가 아닐까. -
[사진 = KBS / 네이버뉴스 댓글 / MBC 방송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