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정의화 의장에게 한일정상회담 요청 메세지 전달
  • ▲ 27일 오후 도쿄 총리대신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만난 정의화 국회의장. ⓒ국회 대변인실 제공
    ▲ 27일 오후 도쿄 총리대신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만난 정의화 국회의장. ⓒ국회 대변인실 제공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7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고노 담화를 수정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고노 담화'(河野談話)란 1993년 미야자와 내각의 고노 요헤이 관방상이 발표한 위안부 관련 담화로 구 일본 제국의 관헌이 위안부의 강제적 모집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내 일부 혐한(嫌韓) 세력은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부정하기 위해 고노 담화의 수정을 줄기차게 주장해 양국 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는 점에서, 이날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를 수정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일본 중의원 의장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4시 15분부터 30분간 도쿄 총리대신 관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났다.

    정의화 의장은 아베 총리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山口県)에서 내년에 열리는 세계 잼버리의 테마가 화합을 뜻하는 화(和·와)임을 거론하며 "한일간에도 '와'를 이룰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달라"고 전했다.

    이어 정 의장은 "총리는 지난 3월 참의원에서 '역사 인식에 있어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며 "총리의 결단과 지도력으로 위안부 할머니 54분의 한을 풀어줄 수 있도록 지혜가 모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고노 담화를 수정할 의사가 전혀 없다"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힘든 고통을 겪은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답했다.

    이어 "일한 양국에게는 미래의 가능성이 많다"며 "지난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하거나 인사를 나눌 기회가 없었지만,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공동체)·EAS(동아시아정상회의)·G20정상회의 등에서 회담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해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 메시지를 전한데 이어, 이번에는 아베 총리가 직접 우리나라의 국회의장에게 정상회담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 주목된다.

    한일정상회담은 지난 2009년 6월을 마지막으로 5년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면담에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함께 새누리당의 김태환·심윤조·문정림·신의진 의원과 정의당의 심상정 원내대표가 배석했다.

  •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의화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도쿄 총리대신 관저에서 회견하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 대변인실 제공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의화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도쿄 총리대신 관저에서 회견하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 대변인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