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기가 지나도 한참 지난'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가 내한 공연에서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 빈축을 사고 있다.

    주최 측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롯데월드몰 어메이징 콘서트 머라이어 캐리 내한공연'을 개최, 1만 여명의 관중을 끌어 모았다.

    이날 관중은 적게는 6만6천원, 많게는 19만8천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팝디바 머라이어 캐리의 공연을 감상했다.

    팬들은 무려 11년 만에 한국을 찾은 머라이어 캐리에 큰 관심과 기대를 보였다. 예정 시간보다 20분 늦게 공연이 시작됐어도 팬들은 얌전히 '디바'의 귀환을 기다렸다. 이미 전성기가 지난 '왕년의 디바'였지만 한국 팬들은 여전히 그녀에게서 4옥타브를 넘나드는 돌고래 창법을 듣기를 원했다.

    첫 곡 '판타지(Fantasy)'까지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수준 높은 코러스와 밴드의 반주로 머라이어 캐리의 가창력은 더욱 빛나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곡은' 이모션(Emotion)'. 머라이어 캐리가 부른 노래 중 가장 음역대가 높은 곡이자, 한국 팬들이 히트곡 중에서도 첫 손에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 명곡이다.

    하지만 그녀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저음'으로 노래를 불렀다. 한 눈에 봐도 '대충' 고음 부분을 넘어가려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목이 덜 풀렸던지, 아니면 한국 팬들을 기만한 탓인지 머라이어 캐리는 자기 소리를 내는 대신, '코러스에 묻어가는'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했다.

    '마이 올(My all)'을 부를 땐 기사를 잊어버리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웅얼거리는 소리로 노래를 얼버무리면서 가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한 것.

    앵콜송도 없었다. 머라이어 캐리는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앤딩곡으로 부른 뒤 쏜살같이 무대를 빠져 나갔다. 예의상 팬들이 앵콜을 외쳤지만 머라이어 캐리는 돌아오지 않았고, 무대 조명은 꺼져버렸다.

    장사가 끝났으니 빨리 나가달라는 얘기인가? 성난 팬들은 "이런 성의 없는 공연을 보러 십여만원을 투자한 내가 바보다" "머라이어 캐리보다 코러스가 더 잘 부르더라" "솔직히 환불받고 싶다"며 저마다 불만을 토해냈다.

    공연 직후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머라이어 캐리의 어설픈 공연을 맹비난하는 글들이 봇물처럼 올라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11년 전 내한 공연 때에도 머라이어 캐리의 공연은 형편없었다"며 "알고보면 상습범(?)"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머라이어 캐리는 공연 직후 자신의 SNS에 "서울과 함께한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고맙다"라는 소감을 남겨 묘한 대조를 이뤘다.


    [사진 = 머라이어 캐리 내한 공연 포스터 / 예스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