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탄생 과정, 게리쿠퍼·앤디 워홀 등 시대의 아이콘 이야기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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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유행 그 자체를 위해 계속해서 변화를 추구하는 속성을 가진다.여성복은 남성복보다 유행에 민감하다. 남성복 역시 유행에 민감하긴 하지만 한정적인 경향이 있고 변화 또한 느린데다가 점차적으로 이루어진다.그래서 남성복 스타일은 완전히 새롭게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미 잘 알려졌고 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테마의 계속된 변형이라 할 수 있다.길에서 만나는 남성들을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티셔츠에 반바지의 편한 차림이다. 이런 스타일은 어디서부터 생겨나게 된 걸까?반바지의 조상격인 [버뮤다 쇼츠]는 원래 버뮤다 지방 민족의상의 일부였으나 영국군에 의해 퍼진 옷이다.[너대니얼 콕슨]이라는 버뮤다 토박이가 섬에서 찻집을 운영하던 중 블레이저와 카키 바지의 유니폼을 입고 있던 종업원의 덥고 불편하다는 불평을 듣고 바지를 무릎 바로 위에서 댕강 잘라버렸다.이를 본 찻집의 단골 해군 소장 [메이슨 베리지]가 장교들의 제복에 이 바지를 적용했고, 영국군 전체로 퍼져나갔다고 한다.하지만 열대지역에서 복무중인 병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허가를 받고 정복 바지를 짧게 잘라서 착용하던 중이었으므로 콕슨이 먼저인지, 영국군 병사가 먼저인지는 분명하지 않다.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티셔츠는 20세기로의 전환기에 미 해군 병사들을 위해 <헤인즈>라는 회사가 처음 만들었으며 뒤이어 운동선수들과 바이커들이 입기 시작했다.이처럼 처음에는 스포츠나 농장일 등에서 보호를 목적으로 디자인되었으나 점차 일상 속으로 파고든 아이템들이 많다.『더 패션 아이콘즈(원제 ICON of MEN’S STYLE)』는 이러한 탄생 스토리를 가진 아이템들을 겉옷과 바지, 신발, 속옷, 정장, 셔츠&스웨터, 액세서리 등 7가지 큰 품목 별로 분류해 아이콘의 유래와 역사, 디자인 탄생 과정, 처음 시작한 브랜드나 회사, 오늘날의 형태가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놓았다.173점의 컬러 도판을 포함해 총 264점의 사진 자료도 포함돼 있다.게리 쿠퍼, 살바도르 달리, 앤디 워홀, 스티브 맥퀸, 그레고리 펙, 클라크 게이블 등 한 시대를 뒤흔든 스타들은 어떤 옷을 입었는지, 그들이 입어서 유행이 된 옷은 어떤 것인지, 그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역사적 발자취를 남긴 패션 아이콘들의 노하우를 관찰하다 보면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데도 분명 유용할 것이다.도서출판 1984, 가격은 2만 3000원대.[사진 = 19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