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처리 0건'... 원내대표 간 합의안 파기 후 양측 대화 끊어져
  • ▲ 여야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법안처리 0건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에서 15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주례회동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 여야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법안처리 0건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에서 15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주례회동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씁쓸한 백일 잔치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회 공전 사태 속에서 15일 나란히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이완구 원내대표와 박영선 위원장은 지난 5월 8일 각 당 의원총회에서 선출됐다. 취임 이후 두 원내대표는 주례 회동을 상설화해 원내 현안을 논의했다.

    19대 후반기 국회를 원만히 시작하기 위해 5월 29일 정의화 국회의장을 선출했다. 전반기 국회의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후반기 의장이 선출된 것은 20년만의 일이었다. 협상 과정에서 다소간의 진통이 있었지만 6월 24일 후반기 원구성도 확정했다.

    그러나 순항은 거기까지였다. 후반기 국회의장이 선출되고 원구성도 확정됐지만 취임 100일을 맞이한 두 원내대표의 법안처리 실적은 0건이다. 여야 원내대표가 '빵점'짜리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이유는 뭘까.

    두 원내대표가 선출된 5월 8일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22일째 되는 날이었다.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자거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 비서관을 부르자는 등 무리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원내대표들의 발걸음은 꼬여갔다.

    간만에 정치력이 발휘된 것은 지난 7일이었다. 7·30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민생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라'는 준엄한 신호를 보내자, 여야 원내대표는 7일 주례회동에서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극적으로 마련했다.

    그러나 11일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합의안이 파기되면서 박영선 위원장은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7일 합의했던 13일 국회 본회의 개회도 무산되면서 여야 원내대표는 언제쯤 첫 '득점'을 올릴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11일 이후 여야간의 교섭은 중단된 상황이다.

  • ▲ 여야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법안처리 0건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에서 15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주례회동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 여야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법안처리 0건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에서 15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주례회동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이완구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표 취임 100일째인데 법안 처리가 0건이라는 취재진의 지적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법안소위에 올리지도 못하고 관련 상임위에 의안 채택도 안 되는데 어떻게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겠느냐"고 자괴감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13일) 의원총회에서 '협상을 잘했다'며 칭찬을 들었지만 기분이 좋지 않다"며 "실제로 협상이 되는 것을 원한다"고 협상 재개에 대한 의욕을 나타냈다.

    다만 이완구 원내대표는 재협상을 하더라도 원칙은 지켜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거나 상설특검의 국회 추천 몫을 야당이 행사하는 문제에 대해 "오늘만 생각하자면 야당 주장대로 양보할 수 있지만 후대에 '이완구법'이라 불릴 수 있다"며 "피해자가 가해자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게 문명사회에서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박영선 위원장은 14일 '취임 100일 메세지'를 통해 "단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던 폭풍 같은 100일"이라고 취임 이후를 자평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메세지에서 "세월호 참사의 특별법 합의 과정에서 진통이 계속되고 있어 가슴 아프다"며 "(여야 원내대표 합의 과정에서 쏟아진 비판에 대해) 언젠가는 국민들께서 이해해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14일 "주말 쯤에 (여야 원내대표간의) 뭔가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박영선 위원장은 국회에서 무엇을 논의해야 할지에 대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