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주진 칼럼]

    홍성담씨의 그림이 걸려서는 안 되는 이유
  •  홍성담씨의 그림으로 한차례 더 논란이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박정희를 연상케 하는 아기를 낳는 그림을 그려 논란을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광주 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전에 전시하겠다고 제출한 그림이 화근이다. 일단 사실 관계는 다음과 같다.

    박근혜 대통령을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꼭두각시"로
    묘사한 걸개 그림을 전시하려고 했는데, 광주시에서 이를 불허하자
    박근혜 대통령을 닭으로 바꾸는 수정(?)을 해서 제출했다.
    홍성담씨는 직접 이 그림을 걸어놓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 당당한 모습이고,
    전시관 측은 아직 전시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난 대선 당시 홍성담씨의 그림이 "표현의 자유"에 해당된다고 주장했었다. 보수층에서는 상당한 반발을 샀던 소신발언이기도 했다. 명예훼손의 소지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강력한 대선 후보라면 얼마든지 '과도한' 풍자와 해학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홍성담씨가 지금 현재 논란이 되는 그림을 사적인 공간이나 전시회에 전시했다면 이번에도 역시 필자는 그것에 대해 문제삼을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왜냐하면 광주 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전은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적인' 의미의 전시회이기 때문이다. 

    애초 광주시가 홍성담씨의 걸개그림을 거부한 이유도 마찬가지 논리다. 광주시의 예산을 지원받아 개최되는 전시회에 정치편향적 내용이 담긴 그림이 전시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자 홍성담씨는 교묘하게 수정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닭으로 수정했다는 것이 결코 그의 정치편향적 전시 의도를 가릴 수 없다. 이미 한차례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하여 논란이 된 마당에, 박대통령을 닭으로 바꾼다고 해서 과연 어느 누가 의심을 거둘 수 있을까. 비겁하고 치사한 위장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 비엔날레 측은 홍성담씨의 그림을 완전히 불허해야 한다.
    적어도 이번 전시만큼은 그렇게 하는게 맞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전시회다.
    국민의 세금이 특정 정파적 이익과 정견에 부합하는 작품 전시에 들어가는 것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광주 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전의 주제는 "달콤한 이슬, 1980" 이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1980이라는 숫자가 들어갔다는 점, 그리고 광주가 갖는 특수한 역사적 의미를 고려한다면 어쨌든 이번 전시가 5.18과 무관하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더더욱 홍성담씨의 그림은 걸려선 안 된다.

    국가권력을 편향적 목적을 위해 수단시하는 잘못된 과거에 대한 반성을 주제로 한다면,
    홍성담씨의 정치편향적 그림이 국민의 세금으로 전시되는 것이야말로 가장 먼저 근절해야 할
    폐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