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권심판론 호남서도 실패..."대한민국 정치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
  • ▲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30일 오후 전남 순천시 새누리당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정현 당선인 제공
    ▲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30일 오후 전남 순천시 새누리당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정현 당선인 제공




    이정현 새누리당 당선인이 7.30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 새로운 정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인물론'과 '예산 폭판'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앞세우며 초반부터 강력한 돌풍을 몰아친 이 당선인, 그의 당찬 기세 앞에 '지역텃세'도 야당의 '정권심판론'도 결국 무릎을 끓고 말았다. 

    이정현 당선인는 30일 투표에서 49.4%를 얻어 40.3% 득표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11,204표차로 누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 보수 정당의 첫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진기록(珍記綠)을 세웠다.

    당초 이 지역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당선인이 새누리당 후보로, 노무현 정부 비서관 출신이자 친노(親盧친노무현) 핵심인 서갑원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나서 '왕의 남자'의 대결로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또한 순천·곡성은 호남 내에서도 내란음모로 파문을 일으킨 통진당이 탄탄하게 조직을 닦아놓은 곳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국회 최루탄 투척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김선동 전 통진당 의원의 후임으로 이성수 후보가 나서기도 했다. 

  • ▲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30일 오후 전남 순천시 새누리당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시되자 유권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이정현 당선인 제공
    ▲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30일 오후 전남 순천시 새누리당 전남도당 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시되자 유권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이정현 당선인 제공



    당초 새정치연합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서갑원 후보의 열세가 드러나자 막판까지 중진 의원들을 대거 투입하는 등 당의 화력을 순천·곡성에 집중했다. '텃밭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 초반부터 필마단기(匹馬單騎)의 기세로 '나홀로 유세'에 나선 이정현 후보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정현 당선인이 그동안 자전거로 지역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간 점, "순천·곡성의 발전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 당선시켜놓고 마음에 안 들면 2년 뒤 갈아치우면 된다"고 호소했던 점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당선만 되면 지역에 예산을 폭탄처럼 투하하겠다"며 순천대 의대 유치, 순천 산업단지 대기업 유치 등의 지역발전 공약도 전략상 우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물 위주의 공정한 치르겠다"며 상대방 비방, 흑색선전 없는 깨끗한 선거운동을 펼친 것도 결국 빛을 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지도부 화력을 등에 업었던 서갑원 후보는 세월호 참사와 쌀시장 개방 등을 빌미로 박근혜 정부 심판론을 들고나왔지만, 전통적인 야당 텃밭에서조차 먹혀들지 않았다. 

    이와 함께 새정치연합이 '권은희 공천 파동'과 '기동민 전략공천 파문'을 야기하며 호남지역민들에게 강한 실망감을 안겨준 것과, 통진당 이성수 후보가 나서 야권표 분열을 야기한 것도 이 후보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도 이정현 당선인의 승리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주의를 타파함과 동시에 정치통합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 당선인이 '3전4기'의 도전 끝에 성공을 이뤄냈다는 점에도 주목된다. 

    이정현 당선인은 1984년 민정당 당직자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4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를 지내던 시절 당 부대변인에 발탁됐고,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했다. 

    16대, 17대,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의 '불모지'인 광주 서구 을에 3번 출마해 모두 고배를 마셨지만, 19대에서는 39.7%의 높은 득표율을 얻는 놀라운 저력을 과시했었다.

    결국 16대 총선부터 이번 재보궐선거까지, 호남에서 4번째 도전만에 지역주의의 높은 벽을 허문 셈이다.

    이 당선인은 이번 재보선 출마선언문에서 "이번에는 반드시 호남에서, 잃어버린 새누리당의 정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며 지역주의 개선에 대한 비장한 각오를 밝혔었다. 

    이정현 당선인은 이날 당선 소감문에서도 "순천·곡성 유권자들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었다"며 "우리 이제 지역 발전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 순천시민은, 곡성군민은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