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신인, 정균·론·유성·지욱·하이탑…세련미 갖춰 "5인5색 잘 버무린 비빔밥 같은 노래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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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데뷔한 남성5인조 댄스그룹, '빅플로'(BIGFLO). 활동한 지 한 달. 반응은 나쁘지 않다. 케이블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20위 안에 들었고 공중파를 포함한 방송국 음악 프로그램은 모두 나갔다. 독일 K-POP 차트에서는 15위에 오르기도 했다. 데뷔 후 무대도 오르지 못하고 사라지는 가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빅플로'는 성공을 거뒀다. 뭐든 남다른 것에는 그만의 이유가 있는 법이다. 28일 서울 신촌에 위치한 '빅플로'의 연습실을 찾았다. 맛집의 양념을 알아내기 위해 달려갔다.아시아를 넘어 태평양을 건넌 대한민국의 댄스음악은 한류(Korean Wave)의 상징이다. 세계를 향하는 대한민국의 댄스음악의 수준만큼 가수들의 수준도 높아졌다. 음악에서 멜로디는 비빔밥의 '밥'처럼 기본이다. 비빔밥에 고명으로 올라가는 고사리와 계란이 있다면 맛있는 음악에는 안무와 랩이 고명 역할을 한다. 좋은 멜로디와 안무, 랩을 잘 버무리는 참기름과 고추장은 가창·연기력이다. '빅플로'의 1집 타이틀 곡 '딜라일라'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팬들의 귀를 자극했다. 맛있는 '비빔밥'인 것이다.
"가수 10년, 이젠 내 음악에 자신이 생겼다"'빅플로'가 만드는 맛있는 비빔밥의 밥은 리더 정균(27)이 짓는다. 중학교부터 밴드를 시작했던 정균은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등 음악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악기를 잘 다룬다. 노래를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빨리 화려하게 가수로 데뷔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던 정균. 그는 두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정균은 댄스그룹 '타키온'의 막내로 2007년 데뷔했지만 실패를 경험했다. 당시 같이 활동했던 '타키온'의 멤버 손호준은 지난해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해 연기자로 변신했다. 정균은 2011년 댄스그룹 '엔트레인'의 리더로 다시 데뷔했다. 일본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엔트레인'으로도 정균은 큰 성공은 이루지 못했다. '엔트레인'의 마지막 노래를 직접 작곡했던 정균의 음악을 들은 김정호 대표(HO 컴퍼니)가 '빅플로'를 기획하면서 정균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비 닮았다고요? 사실 춤은 더 자신있어요"-지욱"피아노 버리고 흑인음악…양동근 같은 래퍼 되고파"-하이탑
'빅플로'의 리더 정균이 지은 밥에 고명은 지욱(22)과 하이탑(21)이 올린다. 중학교부터 팝핀댄스에 빠진 지욱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비보이(B-boy)댄스에 입문한다. '킬라몬키즈'라는 비보이팀에 소속된 원숭이띠 지욱은 춤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가수 '비'와 닮아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만 '비'보다 더 잘 춘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던 지욱은 19살에 가수의 꿈을 위해 오디션 준비를 했다. '빅플로'에서 가수의 꿈을 이룬 지욱은 안무를 짠다. 무대에서 멤버들의 동선을 짜고 춤을 지도하는 게 그의 역할이다.
어린시절 피아노를 배웠던 하이탑은 자연스럽게 피아니스트를 꿈꿨다. 각종 피아노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던 하이탑은 2004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난 뒤 막연하게 연기자를 꿈꿨다. 중학교까지 8년 이상 배웠던 피아노를 접고 계원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연기를 배웠다. 하이탑은 3년간 연기공부를 했고 졸업 후 단역으로 활동도 시작했다.작사·작곡, 랩 메이킹, 안무까지 '빅플로'는 멤버들이 재료를 모두 생산한다. 재료들을 비벼낸 비빔밥이 맛있는 이유는 진정성 때문이었다. 오는 9월에 2집으로 다시 찾아오기 위해 '빅플로'는 바쁜 스케줄을 마치고 밤샘작업을 하고 있다.리더 정균이 밥을 짓고 지욱(안무), 하이탑(랩 메이킹)이 고명을 올렸다면 완성된 무대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필요한 양념(가창력, 연기력, 스타성)은 유성(23)과 론(24)이다.- 편집자 주"빅플로 이름으로 중국가면 자신있어요"-유성"연기자·모델 하라고요? 저는 노래하고 싶어요"-론
중국에서 사업을 하셨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유성은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에 중국어를 공부했다. 중학교는 부모님이 계신 중국에서 나왔다. 당시 중국에 불기 시작한 강력한 '한류 바람'은 노래와 춤에 관심이 있던 유성에게 기회가 됐다. 한중합작 댄스그룹에 소속돼 중국에서 가수로 데뷔한 유성. 그는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중국을 누볐지만 정작 성과는 미미했다. 노래에 소질이 있던 유성은 댄스그룹을 하면서 춤이 늘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 14살에 데뷔해 2년간 학교도 못 가고 활동했던 유성은 친구들이 그립기도 했다. 부모님은 중국에서 남은 사업을 정리했고 유성은 한국의 한림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183cm의 키, 잘생긴 얼굴, 20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강남 논현동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기획사의 명함 폭탄을 받은 소년. 론은 배우와 모델을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고 실제로 연예기획사들의 러브콜도 받았다. 하지만 론의 마음은 가수에 있었다.
인터뷰·글=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사진촬영=정재훈 기자 jjh@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