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원한 '스포츠맨' 체육인재육성재단 송강영 이사장
  • 정규 수업시간은 빠지기 일쑤였다. 가끔 수업시간에 들어와도 진도를 따라갈 수가 없어 잠을 잘 수 밖에…. 선생님들도 '운동부'라고 하면 깨우질 않았다. '금메달'을 목표로 한 운동 선수들에게 다른 공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하고 선수 활동을 이어갈 수 없는 선수들은? 배운 것이라곤 '운동' 밖에 없던 이들은 '어둠의 길'로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그곳에는 같이 운동하던 선배들이 많았다. '스포츠 강대국' 대한민국이 낳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스포츠 선진국 도약을 위해 지난 2007년 발족한 체육인재육성재단. 17일 만난 이 재단의 송강영 이사장(50)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기자가 학창 시절에 만난 '운동부'의 모습을 이야기하자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씁쓸해했다.

    그는 "아는 사람중에 국가대표까지 했지만 지금 열악한 삶을 살고 있다"며 "국가대표 출신도 이러한데 중-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운동을 포기한 선수의 삶은…"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일반 학생들과 접촉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면 적응하지 못합니다. 자연스럽게 열에 아홉은 택시, 대리운전, 택배, 노가다 등을 전전한다고 보면 된다. 결국 이들이 사회의 빈곤층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잠재적으로 위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송강영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운동선수가 은퇴 후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없는 구조"라며 "운동에만 처절하게 매달렸던 선수들은 은퇴 후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대국이라는 건 전 세계가 인정합니다.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포츠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송강영 이사장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은퇴 선수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공부하는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은 체육분야 인재육성 사업을 통해 체육발전과 국제적 위상을 제고함으로써 국가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7년 설립된 기타공공기관이다.

    재단은 생애주기적인 관점에서 우수한 선수자원을 과학적으로 발굴하고, 체계적인 교육·관리를 통해 최대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뿐만 아니라 은퇴후에는 인성과 역량을 갖춘 체육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육영재 육성, 학교운동부 지도자 직무교육, 국제스포츠인재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 선진국은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평범한 삶을 살아갑니다. 운동 선수의 은퇴 후의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것이 스포츠 선진국의 길이고 스포츠 선진국이 진정한 선진국입니다."

    '스포츠 선진국'을 넘어, '대한민국 선진국'을 위해서도 '스포츠 정신'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스포츠는 가치가 있다. 체육은 인성에 좋다"는 그는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스포츠 정신'"이라는 것.

    그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체육을 통해 정직하고 의로운 정신을 익히고 사회에 진출한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사회문제는 줄어들 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스포츠 정신'을 예로 들었다.

    "농구나 축구를 보면 아름다운 장면이 있다. 농구에서 파울을 범한 선수가 먼저 손을 들어 심판에게 알립니다. 축구에서 그라운드에 부상자가 발생하면 팀을 떠나 공을 그라운드 밖으로 차서 경기를 중단시킵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자기가 잘못을 인정하고 약자를 배려한다면 그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라고 물었다.

    <경력사항>
     (2000 ~ 현재) 동서대학교 부교수  

    <학회활동>
     (2010 ~ 현재) 한국여가레크레이션학회 편집위원장 겸 부회장
     (2010 ~ 현재) 한국체육학회 논문심사위원

    <사회봉사>
     (2012 ~ 현재)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이사
     (2008 ~ 현재) 부산광역시 축구협회 대외협력이사
     (2008 ~ 현재) 부산 YMCA 시민체육위원회 위원, 유소년 축구단장

    <저  서>
     2013 중학교 체육, 중학교 교사용 체육지도서(교과부 검정)
     2009 중학교 1 체육, 중학교 1 교사용 체육지도서(교과부 검정)

    <학  력>
    1984 남강고등학교 졸업(축구선수)
    1991 수원대학교 체육학과 졸업
    1993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스포츠심리학 교육학 석사 졸업
    1999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여가&레크레이션 교육학 박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