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곡선과 맞물린 전당대회 최종 결과
  • ▲ 14일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 발표 후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무성 후보와 2위를 기록한 서청원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14일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 발표 후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무성 후보와 2위를 기록한 서청원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7.14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김무성 의원의 압도적 승리로 막을 내렸다.

    "사실상 친박이 몰락했다"는 평가와 분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김무성호(號)는 전임 지도부와는 확연히 다른 진용을 갖출 전망이다.

    [다크호스]로 불리는 김태호 의원이 3위를 차지하며 최고위원에 당선된 것도 의미가 남다르다.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김태호 의원을 주축으로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親朴 아닌 非朴 선택, 박근혜 정부 냉정한 평가

    박근혜 정부를 향한 당원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연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맞물려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신임 대표가 선출된 것은 단순히 새누리당의 향후 2년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것이 아닌 박근혜 정부를 평가하는 성격이 강했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투표 결과에서 보여지듯 당원들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이후 총선과 대선 등을 거치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 확대 등으로 중도층 확장에 주력했던 당 기조의 후퇴를 용납하지 않았다.

    또 세월호 참사 이후 불거진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중도사퇴 문제와 장관 후보자 3명을 둘러싼 각종 논란 등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실망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따라서 김무성호(號)의 출범은 전임 황우여 대표 체제와는 확연히 구별되고 있다. 황우여 전임 대표 체제는 비박계인 심재철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박 인사들로 지도부가 구성됐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김무성 대표의 경우,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나 기존 친박주류 인사들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왔다.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역시 당내 대표적인 비박계 인사다.

    또 신임 지도부 모두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청 관계에 있어 당의 역할을 강조해 야당과의 협상에 한층 자율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그간 전임 황우여 대표 체제에서는 '지나치게 청와대의 눈치를 살핀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이로 인해 야당과의 관계가 진전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 ▲ 14일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3위를 기록해 다크호스로 떠오른 김태호 최고위원. ⓒ정상윤 기자
    ▲ 14일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3위를 기록해 다크호스로 떠오른 김태호 최고위원. ⓒ정상윤 기자

     

    ◆ 1~2위 결과보다 눈길 가는 김태호 후보의 파란

    특히 이날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킨 점은 김태호 후보가 친박 주류인 홍문종 후보를 제치고 서청원 후보의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한 대목이었다. 

    김태호 최고의원은 계파 경쟁에서 벗어나 '50대 세대론과 개헌'이란 비전으로 승부해 당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고 인물 경쟁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다.

    '향후 새누리당의 세대교체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김태호 최고위원이 당심(黨心)을 흔든 주요 요인으로 '낡은 정치의 세대교체론'을 꼽을 수 있다는 후문이다.

    그간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원들을 향해 "가짜 혁신이 판치는 곳에서 진짜 혁신으로 승부를 하겠다", "팔다리를 자르는 자기희생적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겠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놀랄만한 변화가 일어난다"고 강조해 왔다.

    반면, 김태호 최고위원과 전당대회 기간 내내 경합을 벌여온 홍문종 후보는 이날 득표수에서 5위로 밀려나 최고위원직 순위권에서 벗어났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당원들의 실망감이 또 한번 증명된 셈이다.

    1~2위 보다 치열했던 3~4위전에서 승리한 김태호 최고위원의 경남이라고 하는 지역기반. 부산 출신인 김무성 신임대표의 지역적 연대를 바탕으로 한 당내 기반 확보. 이들을 바탕으로 비박진영이 부활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이제 남은 건 당내 구조조정과 새판짜기다. 김무성 신임대표와 김태호 최고위원의 연대가 향후 청와대와의 간극 조절에 성공할 수 있을지, 2위로 전당대회를 마감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진영과의 마찰을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을 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