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라크 북부지역을 점령한 뒤 시가행진을 벌이는 ISIL 조직원들. [자료사진]
    ▲ 이라크 북부지역을 점령한 뒤 시가행진을 벌이는 ISIL 조직원들. [자료사진]

    이라크와 시리아,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테러 조직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이
    드디어 스스로를 국가로 선포했다고 29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전했다.

    ISIL은 이날 이라크 동부 디얄라에서부터 시리아 북부 알레포 지역에
    이슬람 신정(神政) 국가(Caliphate)를 수립한다고 선언했다.

    ISIL의 두목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는
    스스로를 ‘칼리프(Caliph, 이슬람 국가 최고권력자)’이자
    세계 무슬림의 지도자라고 선포했다. 이 메시지는 온라인에도 공개됐다.

    ISIL 대변인인 아부 모하마드 알 아드나니는
    “ISIL에서 이라크와 레반트를 생략하고 ‘이슬람 국가’라 부른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이라크 동부 디얄라에 이슬람 국가 수립을 선포한다.
    이 지역 이슬람 신도들은 칼리프 알 바그다디에게 복종하고 충성해야 한다.
    신정 이슬람 국가 건설은 모든 무슬림들의 꿈이자 전사들의 희망이다.
    서방의 부정한 국가들은 오늘날 흔들리고 있다.
    민주주의와 같은 서방에서 시작된 폐기물을 거부하라.”


    ISIL이 ‘레반트 이슬람 국가’ 수립을 선포한 뒤
    조직원들은 곳곳에서 허공에 대고 총을 난사하는가 하면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국가에 대한 충성맹세를 강요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외신들에 전했다.

    ISIL이 이처럼 ‘이슬람 국가’ 수립 선포와 함께
    세계 이슬람의 리더라고 주장함에 따라
    세계 이슬람 사회에서는 큰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ISIL의 국가 수립 선포가
    알 카에다 지도부와 세계 이슬람 맹주(盟主)를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근본주의 이슬람 국가들에게는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베이커 연구소의 크리스찬 울릭센은
    “이슬람 종교 지도자들은 ISIL의 주장이
    자신들을 권위와 존재를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ISIL의 행태 때문에
    이슬람 내부에서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