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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정홍원 국무총리(왼쪽)와 박승춘 국가보춘처장(오른쪽)ⓒ연합뉴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정부와 여당 관계자만 참석하고 야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불참했다. 야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불참한 이유는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 표시인 것으로 알려졌다.18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정책위의장, 이정재 광주시장 후보 등이 참석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박준영 전남지사만 참석한 가운데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불참했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정부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공식 기념곡으로 선정할 것을 요구해왔다. 또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이 아닌 [제창]하기를 주장했다.
[제창]은 행사 참가자 전언이 함께 일어나 노래를 부르는 형식이고 [합창]은 무대 위의 합창단이 노래를 하되 참가자 모두가 일어나 따라 부를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두고 정부와 야당의 갈등으로 인해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한 광주민주화 운동기념식이 결국 '반쪽 행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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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자료사진ⓒ국가보훈처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당한 30세의 청년 투사 윤상원(일명: 윤개원)의 넋을 달래고, 그의 투쟁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다. 당시 대학가 학생운동의 목표가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NLPDR)'로 정립되면서, 학생운동의 주도권을 잡은 NL계(일명, 주사파)가 장악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대학가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주사파 학생들은 혁명투쟁을 선동하기 위해 1986년 봄부터 분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연쇄적으로 자행했으며, 학생시위대들은 시위를 준비하는 집회나 시위도중에 분신자살한 '열사'들의 뒤를 이어 목숨 걸고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기 위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이 무렵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은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을 위해 싸우는 좌익학생들의 혁명가(革命歌)로 자리 잡았다.
통진당, 민노총, 전교조, 범민련 등은 자기들의 각종 행사에서의 개막 의식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왔다. 북한 정권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을 '5·18광주인민봉기'로 명명하며, "남조선 인민들의 반파쑈 민주화투쟁에 빛나는 장을 기록한 력사적인 사변"이라고 찬양한다.
북한 정권은 '5·18광주인민봉기'를 자기들의 대남혁명 사업에 크게 기여한 귀중한 사건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 정권은 5·18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5·18청년제철소', '5·18청년호' 등과 같이 기업이나 시설의 이름에 5·18을 붙이고 있다. 북한 정권은 5·18을 귀중하게 생각하는 연장선상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도 귀중하게 여긴다.
북한 정권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1991년에 개봉된 북한판 5·18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주제곡으로 사용했으며, 남한의 전대협 학생들이 북한을 불법 방문했을 때는 그들을 환영할 때 부르도록 하기 위해 북한 대학생들에게 그 노래를 가르쳤다. 북한의 대학생들과 인민들은 남한의 전대협 학생들이나 종북 운동가들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환영하고 환송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공식 기념곡으로 선정하는 것을 찬성하는 통진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관계자들은 "노래의 가사에는 반국가적·친북적 내용이 전혀 없는데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을 중단시켜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공식 기념곡으로 선정하는 것을 반대하는 정부와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오늘날 광주항쟁의 역사가 왜곡돼 윤상원이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처럼 되고 있지만 그는 민주화운동의 소수파를 대표하는 인물일 뿐, 광주민주화운동 전체를 대표하는 인물이 결코 아니다"라며 "광주민주화운동을 자유민주주의 회복운동으로 규정하지 않고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혁명 운동으로 규정한다면, 윤상원은 상징적 인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정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자유민주주의 회복운동으로 규정하고 있기에 윤상원의 넋을 달래고 그의 극렬한 투쟁을 본받기를 촉구하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대변하는 기념곡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뉴데일리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