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주말드라마(밤 9시 40분) <정도전> (연출 강병택 이재훈, 극본 정현민) 10일 방송에서 이성계 장남 이방우가 아버지와 이념대립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산 속에 은거하며 부자지간에 첨예한 갈등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성계(유동근 분)의 장남 이방우(강인기 분)는 다섯째 아들 이방원(안재모 분)과 완전 딴판이다.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가 역성혁명을 망설일 때마다 적극적으로 아버지를 밀어붙인다. 오로지 이성계를 왕으로 세우려고 일생을 바치는 정도전(조재현 분)보다 한 발 더 앞장서 나갈 정도로 과격하고 야심이 가득하다.

    맏아들 이방우는 다섯 째 아들인 이방원과 달리 욕심이 없을 뿐 아니라 온유한 성품에 곧은 선비 같은 인상을 풍긴다. 이방우는 처음부터 아버지가 정도전과 가까이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불안해 했다.

    이방우는 이성계가 대업을 이루기 위해 사태를 극단으로 몰아가자 큰 충격을 받고 사람이 살지 않는 깊은 산 속으로 숨어버린다. 애가 탄 이성계가 이방원에게 이방우가 있는 곳을 찾아내라고 한다.

    이방원을 앞세워 찾아간 이성계는 산 속에서 거적더기로 겨우 거처를 만들어 놓고 혼자 살고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며 마음이 착잡하다. 거적더기를 들치고 나오다가 문 밖에 서 있는 아버지 이성계를 보고 이방우도 목이 메인다.

    초근목피를 뜯어 먹기도 하고 구걸도 하며 간신히 연명하며 지내는 아들을 본 이성계는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가자고 한다. 


    이방우는 이성계에게 조목조목 이성계의 잘못을 대며 굳은 뜻을 굽히지 않는다.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아버님! 마음은 도성에 있을 때보다 훨씬 편하니까요!
    아버지를 대신하여 아들인 저라도 속죄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두 분의 군왕을 폐위시키고 죽였습니다!
    숱한 충신들을 죽이고 유배를 보냈습니다! 
    포은 같은 충신은 멀리 하고 삼봉 같은 역적은 가까이 했습니다!
    고려의 신하로서 그 이상의 죄가 있겠습니까?

    아버님! 이 못난 아들이 그나마 숨이 붙어 있길 바라신다면 소자를 잊어주십시요!
    소자 멀리서나마 아버님의 만수무강을 기원할 것입니다."

    이성계는 맏아들 이방우의 뜻을 꺾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다.
    아버지 이성계와 정도를 걷고자 하는 큰 아들 이방우와 대업을 부추기는 동생 이방원과 첨예한 삼각구도가 형성되며 이성계 가정의 파란을 예고한다.  

    [사진출처=KBS1 드라마 <정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