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종교를 ‘적’으로 돌리고, 종교활동을 ‘반역 행위’로 취급하는 북한에서
    불공을 드리는 행위가 허용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30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을 방문 중인 평양 시민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의 사찰 방문과 불공드리는 행위를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 시민의 이야기다.

    “날씨 좋은 주말이면 인근의 절을 찾아 나들이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절을 찾아가 부처님 앞에서 절을 하고 소원을 비는 행위도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전’이 있었다.
    돈이 없으면 ‘불공’도 드릴 수 없다는 것.

  • ▲ 평양시민들이 자주 찾는다는 용악산 일대는 북한 혁명사적지 중 하나다. [자료사진]
    ▲ 평양시민들이 자주 찾는다는 용악산 일대는 북한 혁명사적지 중 하나다. [자료사진]



    “그렇다고 아무나 절에 가서 소원을 빌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시주함에 돈을 넣은 사람들만 해당된다.
    시주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절 구경이나 하다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평양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용악산 법운암이다.
    법운암을 찾아 시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보통 북한 돈 500원 정도를 넣는다.
    당 간부나 그 가족들은 5,000원 이상 시주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주 금액에 따라 불공드리는 사람의 사회적 급수가 달라 보인다.

    큰돈을 시주한 사람이 불공을 드릴 때는
    주지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며 독경(讀經)을 해주지만
    시주금액이 작으면 독경없이 혼자 기도해야 한다.”


    평양 시민은 시주하는 금액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게
    시민들의 돈을 뜯기 위한 노동당의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 측은 탈북자의 말을 인용,
    김정은 정권이 평양 시민들에게 사찰을 찾아 불공드리는 행위를 허용하는 이유가
    사찰 등의 문화재를 관리하기 위한 예산을 뜯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 주민들이 찾지 않는 사찰들은
    대부분 심하게 훼손된 채로 방치되고 있다고 한다.

  • ▲ 북한 승려들이 독경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승려들이 독경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알려져있다시피 북한에서는 노동당이 모든 종교를 지배한다.

    평양과 인근 사찰의 경우
    김일성 종합대학 종교학부 출신들이 주로 주지 승려를 맡고 있으며,
    지방에 있는 사찰들은 보통 사범대 역사학부 출신 중에서 주지 승려를 뽑아
    노동당에 입당시킨 후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