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주말드라마(밤 9시 40분) <정도전> (연출 강병택 이재훈, 극본 정현민) 13일 방송에서 유동근은 위화도 회군에 이어 동북면으로 돌아가려다 말을 돌려 다시 도성으로 돌아가 회군 전문 인상을 심어준다. 

    이성계(유동근 분)는 최영(서인석 분)과 함께 요동 정벌에 나섰다가 왕의 명을 어기고 역성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위화도에서 회군한 전력이 있다. 장대비는 계속 쏟아지고 탈영하는 군사들이 생기고 양식은 떨어지는 등 악조건에서 싸워야 하는, 현실적으로 이길 승산이 없는 상황이었긴 하지만 부하들의 성화에 못 이겨 회군했다. 

    이번에는 동료 장군 조민수(김주영 분)에게 밀리자 정치에 깊은 회의를 느낀다. 
    정도전(조재현 분)이 지시하는 대로 여태까지 움직여 온 이성계는 이번 만큼은 완강히 들은 체도 않고 도성을 떠나 동북면으로 향한다. 길을 떠나다가 마중나온 정몽주(임호 분)를 만나 충심으로 백성을 생각하는 그의 말에 감동을 받아 마음이 움직여 다시 도성으로 회군한다. 

    고려를 무너뜨리고 이씨 왕조를 세운 그 자체만으로도 이성계는 타협이 없는 강인한 인물로 더군다나 흔히 무장이 갖고 있는 과격 무식 강포함도 막연하게 뒤섞어서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게한다.

    이성계가 회군 전문으로 비치는 것은 우유부단함이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우유부단하기 때문에 한 번 정한 뜻을 끝까지 밀어부치지 못 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치면 쉽게 돌이키는 것이다. 막연하게 갖고 있던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성계는 정도전 같은 주변 인물이 만들어낸 작품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알고 있었던 이미지와 다르게 이번 드라마에서 이성계는 미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이라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고려를 무너뜨리고 왕이 되었다는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 이성계는 야욕을 가진 난폭한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미지 조작에서 나온 왜곡된 이성계 상일 수 있다.

    이성계가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이 중간에 아들에게 왕 자리를 내주고 변방으로 내려간 것을 보면 드라마에 나오는 이성계 이미지와 근접하지 않나 싶다.

    이성계의 진면목이 점점 궁금해지면서 이번 드라마에서 조금이라도 근접하는 이성계를 만나고 싶다.  

    [사진출처=KBS1 드라마 <정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