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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주말드라마(밤 9시 40분) <정도전> (연출 강병택 이재훈, 극본 정현민) 13일 방송에서 정치에 혐오감을 느껴 대업을 이루자는 조재현의 간절한 청도 뿌리치고 사직서를 내고 동북면으로 내려가려는 유동근의 마음을 돌으키게 하는 임호의 감동적인 모습이 그려진다.
평생 변방에서 왜적과 싸우며 정치와는 담을 쌓고 살던 이성계(유동근 분)는 함께 요동 정벌에 나섰다가 회군한 동료 장군 조민수(김주영 분)에게 뒤통수를 맞고 정치판에 진저리를 치고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몸 담았던 동북면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정도전(조재현 분)이 찾아가서 "능력이 있는 사람이 백성을 외면하고 혼자 편하겠다고 내려가는 것은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다" 협박도 했다 사정도 했다 매달리며 갖은 설득을 해도 이성계는 꿈쩍 않는다.
동북면으로 내려가는 날 정몽주(임호 분)가 인사하러 이성계를 찾아온다. 이별주 대신에 나중에 동북면에서 재배주 하자는 이성계의 말에 정몽주는 결연히 대답한다.
"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인임의 복귀를 지켜볼 수만은 없으니깐요. 싸울 겁니다!"
이성계는 정몽주에게 진지하게 물어본다.
"난장판 같은 정치가 지겹지도 않수까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이라 하지만 꼭 필요하고 누군가는 해야 되니까요"
"어째서 필요하이?"
"힘없는 백성이 기댈 곳은 미우나 고우나 정치뿐입니다!"
시정잡배 같은 정치가들만 보다가 백성을 위하는 충정에서 나오는 정몽주의 말에 이성계는 깊은 감동을 받는다.정몽주는 이인임(박영규 분)의 정치 복귀에 반대해 궁궐에 멍석 깔고 시위를 벌이던 정도전에 합세한다. 동북면으로 돌아가면서 갈등하던 이성계는 결국 가던 길을 돌이켜 정도전과 정몽주를 찾아가 지켜본다. 군사들에게 맞고 얼굴에 멍든 얼굴로 한결같은 모습으로 뜻을 굽히지 않는 정도전에게 이성계는 손을 내밀어 일으킨다.
"함께 싸웁시다!"
정몽주는 이성계와 가깝게 지내며 따랐지만 정도전과 다르다. 정도전이 현실적이며 과격하다면 정몽주는 현실과 이상의 경계선상에 있는 인물로 성격이 온유하여 평소 이성계의 신임을 얻었다. 이성계가 중요한 일을 앞에 놓고 고민하며 갈등할 때마다 부드러우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촌철살인의 말로 결정적인 역활을 해 왔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백성이 맘놓고 기댈 피난처가 되어 주어야 할 정치판에서 암흑을 보고 영원히 떠나려는 이성계를 정몽주의 말에서 한 가닥 희망의 빛을 찾아 정치판으로 다시 되돌아 오게 한 것이다.
부드러운 남자 정몽주가 정도전도 못 꺾은 바위 같은 이성계의 마음을 녹였다.
[사진출처=KBS1 드라마 <정도전>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