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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주말드라마(밤 9시 40분) <정도전> (연출 강병택 이재훈, 극본 정현민) 6일 방송에서 이성계는 우왕을 찾아가 자기를 믿어주면 반드시 보답할 거라고 약속하지만, 우왕은 믿지 못하고 군사를 일으켜 왕위가 폐위되는 비극을 맞는다.
이성계(유동근 분)와 최영(서인석 분)의 진검승부의 대결은 이성계의 슬픈 승리로 끝나고 최영은 감옥에 갇혔다 유배되자 고려 정국은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었던 최영도 떠나고 혼자가 된 우왕(박진우 분)은 혼자서 악다구리 같은 신하들의 압력과 공격을 견디며 자신과 나라를 지켜야 하는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위태로운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우왕이 위화도 회군파 군대를 해산하라고 하자 이성계는 해산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하지만 부하들은 군대를 해산하면 우왕이 보복할 거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다. 이성계는 우왕과 부하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깊은 고민에 빠진다.
군대를 해산하지 않고 페왕 운운하는 소문을 듣고 위협을 느낀 우왕은 왕의 체면 따위는 집어던지고 이성계와 친한 정도전(조재현 분)과 정몽주(임호 분)를 불러 이성계에게 잘 말해서 군대를 해산하게 해달라고 신신당부하며 정국을 무마해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성계와 회군파 축을 이루는 좌도통사 조민수(김주영 분)와 부하들은 한술 더 떠 아예 우왕을 폐위하고 새로운 왕을 세우자고 이성계를 강하게 압박하여 극한 혼란에 빠진다.
더 이상 회피할 수 없어 이성계는 우왕을 찾아간다. 군대 해산 문제에 하루만 말미를 달라고 부탁하며 말한다."전하! 소신 이성계를 믿어주시옵소서!
이 놈을 믿어주시면 그 믿음에 대한 보답을 신이 꼭 하겠나이다!"우왕은 마지못해 반신반의하며 허락한다.
이성계가 부하들을 모아 설득하려고 하는데 이성계를 믿지 못 한 우왕은 군사를 이끌고 기습을 한다.
이성계는 우왕에게 "전하! 왜 나를 믿어주지 않았습니까? 나를 믿어주시면 반드시 그 보답을 할 것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라며 탄식한다.
결국 우왕은 폐위되고 왕 옹립을 놓고 다시 고려 정국은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이성계를 믿고 기다렸다면 우왕은 폐위되지 않고 왕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중요한 순간에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말아햐 할 지를 결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왕권 박탈 이전에 생사의 기로에 선 우왕은 왕을 능멸한 분노와 수치를 이기지 못하고 조급하게 분노가 이끄는 대로 행동에 나선다.
끝까지 인내하는 자만이 승리를 거머쥔다. 하지만 수치와 모멸을 끝까지 견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수치와 모멸을 견디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하여 일을 그르친다.
어차피 이판 사판 하는 심정으로 우왕이 한 선택은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 차라리 믿져야 본전이란 심정으로 믿고 기다렸으면 승산은 반반일 수 있지만 승산을 제로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우왕은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
[사진출처=KBS1 드라마 <정도전>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