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강조한 제네시스 캠페인 호평


  • 현대가 미국에서 집행한 제네시스 광고의 젊은 아빠는 대단한 육감을 갖고 있다. 

    어린 아들이 벽돌 화분분리대에 부딪히기 직전, 그네 타는 아이 발길에 머리를 받히기 직전, 길가에 서 있는 자동차를 들이박기 직전, 플라이 낚시를 던지다 물에 곤두박질하기 직전, 날아오는 원반만 바라보다 바비큐 화덕과 충돌하기 직전, 피냐타(사탕으로 가득 찬 인형을 터뜨리는 멕시코 전통 놀이) 몽둥이에 머리를 맞기 직전에 슈퍼맨처럼 아이를 구출한다.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부터 다 자라서 첫 도로주행을 할 때까지, 아빠는 수도 없이 아이를 구해낸다. 

    이 광고 속의 상황이 별로 과장된 게 아니란 걸 사내아이를 키워본 사람은 안다. 사내아이들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주변 상황에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아이가 다 자라 운전면허를 따면 그 불안은 더욱 커진다. 신이 나서 처음으로 차를 몰고 나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아들을 전쟁터에 보내는 것보다 기껏해야 아주 조금 덜 불안할 뿐이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철없는 아들은 길 가는 젊은 아가씨의 미모에 홀려 ‘전방 주시’ 의무를 소홀히 하는 통에 후진하던 차를 들이받을 위기에 처한다. 

    현대 제네시스는 토요타 렉서스, 혼다 아큐라, 니산의 인피티니티 등이 주도하고 있던 미국 중형차 시장을 겨냥한 상품이다. 이런 차종을 선택하는 소비자 상당수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자녀를 둔 중산층이다. 제네시스의 텔레비전 광고인 [아빠의 육감(Dad’s Sixth Sense)]은 이제 막 운전면허를 딴 아들에게 차를 내줄 수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을 잘 파악하고 있다. 

    벽돌에 이마를 찧기 직전 아이를 번쩍 들어올리던 젊은 아빠는 어느덧 중년의 신사가 됐다. 이제는 다치기 직전의 아이를 들어올릴 만큼 민첩하지도, 힘이 세지도 않다. 그래도 아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여전하다. 품을 벗어난 아이 곁을 항상 지킬 순 없지만, 다행히 그의 제네시스에는 자동 정지 기능이 있다. 

    다 큰 아이의 사고를 막을 방법이 한 가지 있긴 있다는 사실은 이 세상 수많은 부모들을 조금이나마 안심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 이노션에서 대행한 이 광고는 가족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미국 시장에 더 없이 적절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