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리졸브 훈련 중단’ 요구하며 “상봉 합의 이행제고” 협박
  • ▲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 받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창구. [사진: 연합뉴스]
    ▲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 받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창구. [사진: 연합뉴스]

    지난 5일, 남북 적십자사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오는 2월 20일부터 열기로 합의한 가운데
    6일 북한 국방위원회가 내놓은 [협박]에 통일부가 잔뜩 긴장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6일,
    [키 리졸브 한미군사훈련 중단 및 대북비방중상 중단]을 요구하면서
    [요구대로 되지 않을 경우 이산가족 상봉 합의 이행을
    제고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조선중앙방송>은 6일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명의 성명을 전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이 열리던 5일
    미국의 B-52 전략 폭격기가 서해 직도에서 훈련을 가졌다.
    동족을 공갈하고 위협하는 미국의 핵전략 폭격기 편대가 하늘에서 떠돌고
    그 아래에서 신뢰를 쌓는다고 벌이는 연극을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대화와 침략전쟁연습, 화해와 대결소동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밝힌다.
    치열한 전쟁마당에서 이뤄진 회담과 대화도
    그때에는 불과 불이 오가는 대결행위를 멈추고 진행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다.…

    …지난 시기 전쟁으로 인해 생겨난 흩어진 가족친척 상봉행사를
    위험천만한 핵전쟁 연습 마당에서 치른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남조선 당국은 체질화된 대결 본색을 버리고
    민족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단호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북한 국방위가 이처럼 [이산가족 상봉]을 내걸고 협박을 하자
    국방부는 [한미연합훈련은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 ▲ 국방부는 6일 나온 북한 국방위의 협박에 끄떡않고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국방부 브리핑 모습. [사진: 정책브리핑]
    ▲ 국방부는 6일 나온 북한 국방위의 협박에 끄떡않고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국방부 브리핑 모습. [사진: 정책브리핑]

    국방부는 북한 국방위 성명 발표 직후
    [키 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연습은
    연례적이고 한반도 방위를 위한 방어 훈련]이라면서
    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6일 오전,
    <김관진> 국방장관과 <헤이글> 美국방장관이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동맹 강화방안을 논의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헤이글 장관은 한국에 핵 확산 억제 수단을 제공한다는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두 장관은 북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美공군 <B-52> 전략 폭격기를 전남 직도 훈련장으로 보냈던
    美태평양 사령부도 6일 오후, [통상적인 연례 훈련이었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통해 북한 국방위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정 임무들에 대한 세부 작전사항은 논의할 수 없으나,
    우리는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태평양 지역에 전략 폭격기를 순환출격 시켜왔다.
    이런 폭격기 훈련은 우리의 준비태세와 억제 의지를
    동맹국들에게 확인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안보와 아태 지역 안정을 강화하는 것이다.


    반면 오랜만에 [남북 대화] 기회를 얻은 통일부는
    혹시라도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못하게 할까봐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6일 [연두업무보고]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신뢰가 확대 재생산되는 남북 관계를 위해서는
    어제 합의한 내용들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북한 측에 호소했다.

  • ▲ 6일 연두업무보고 이후 기자들과 만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한 국방위의 성명과 관련, "북한이 약속을 지키고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진: 연합뉴스]
    ▲ 6일 연두업무보고 이후 기자들과 만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한 국방위의 성명과 관련, "북한이 약속을 지키고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진: 연합뉴스]

    어떤 경우에도 (이산갖족 상봉을 위한 남북간)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고
    북한도 우리 정부의 의지를 알고 있을 것이다.
    (북한 측이) 약속을 했다가 번복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남북관계에서 (합의가) 계속 준수되어야 신뢰가 쌓이는 남북관계,
    그래서 남북관계 발전이 확대 재생산이 될 수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와 함께
    [5.24조치 해제]라는 당근을 내걸고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통일부가 이처럼 조바심을 내는 건
    2013년 8월, 한반도에 美공군의 <B-52> 폭격기가 출격한 것을 빌미로,
    북한이 불법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 석방을 위해
    방북하려던 <로버트 킹> 美북한인권특사 방북을 취소한 적이 있어서다.

    한반도 상공에 출격할 때마다 북한군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美공군의 <B-52> 전략 폭격기는
    [성층권 요새(Stratoportress)]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핵 폭격기다.

    1950년대 고고도로 침투해 소련을 핵 공격한다는 개념으로 만든 기체로,
    꾸준한 개량을 거쳐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북폭]에 동원돼
    사상 처음으로 [융단폭격]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 ▲ 괌 앤더슨 기지에서 이륙 중인 B-52H 전략폭격기.
    ▲ 괌 앤더슨 기지에서 이륙 중인 B-52H 전략폭격기.

    5명의 승무원이 타는 <B-52H> 폭격기는
    길이 48.5m, 폭 56.4m, 높이 12.4m에
    최대 이륙중량이 220톤에 이르는 대형 비행기다.

    기체 뒤쪽에 20mm 구경의 벌컨포을 장착하고 있으며,
    폭탄은 27,2톤을 탑재할 수 있다.
    통상적인 224kg짜리 <Mk82> 폭탄이면 108발을 탑재한다는 말이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은 12발을 장착한다.

    <B-52H> 폭격기는
    <플랫 & 휘트니>社에서 만든 <TF33-P-3/103> 터보팬 엔진 8개로
    최고 속도 1,000km/h로 비행할 수 있다.
    최대 상승고도 1만 7,000m, 작전반경은 7,210km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 2,800km 이상으로
    급유 없이 美서부에서 한반도까지 날아올 수 있다. 

    북한군이 [경기(驚氣)]를 일으키는
    한미 연합훈련 <키 리졸브>는 2월 하순부터 2주 동안 실시한다.
    이어 실제 병력들이 움직이는 <독수리 연습>은
    3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 ▲ 한미연합상륙훈련 모습. 키 리졸브 훈련은 한미 지휘부가 전시 작전을 연습하는 지휘소 훈련이다. 이후 실제병력이 출동하는 독수리 연습을 한다.
    ▲ 한미연합상륙훈련 모습. 키 리졸브 훈련은 한미 지휘부가 전시 작전을 연습하는 지휘소 훈련이다. 이후 실제병력이 출동하는 독수리 연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