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vs 박원순] 민주당 내 비난여론 고조! 끝내 충돌은 불가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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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원순 서울시장. ⓒ이종현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이종현 기자


     

    안철수 의원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하겠다던
    박원순 시장의 입장이
    급속한 기류 변화를 타고 있다.

    불과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안철수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 양보 요구에 대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백 번이라도 양보해야 한다]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공언했었다.

    하지만 다음날
    <KBS>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양보] 단어를 쏙 빼놨다.

    [양보에 대한 입장]을 집요하게 캐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시민의 뜻을 우선 시 해야 한다고 얼버무리며,
    두루뭉술한 태도로 일관한 박원순 시장이다. 
     
    이는 안철수 의원의 양보론 발언에 대해
    각종 비난과 폭언을 쏟아낸
    민주당의 목소리와 직결되는 대목이다.
     
    야권의 최대 권력을 놓고
    안철수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순순히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게
    민주당 측의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이자
    재선의 뜻을 굳힌 박원순 시장 역시
    당과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견해다.

  • ▲ 박원순 서울시장. ⓒ이종현 기자

     

     

     
    <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21일 박원순 시장 인터뷰 전문 발췌

       
     
    진행자:
    계산이나 이익에서 만나는 관계는 아니지만 이번 지방 선거에서 안철수 의원 쪽에서 후보가 나오고 박 시장께서 다시 출마를 해서 부딪치게 될 경우, 이제 계산이나 이익을 그때가면 좀 따져야 되는 시기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박원순:
    저는 그 어떤 누구의 개인의 또는 개인의 정치세력보다는 저는 시민의 뜻과 시민의 이익이라는 게 저는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뭐 민주주의에서 시민의 뜻보다 우선하는 것은 저는 있을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중략)

    진행자:
    자, 그래서 안철수 의원이 자신은 두 번이나 양보했으니 이제는 양보 받을 차례다, 이런 말을 한 데 대해서, 시장께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백 번이라도 양보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 말씀하신 그런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렇게 보면 되겠습니까?

    박원순:
    저는 뭐 모든 정당, 모든 정치세력, 모든 우리사회의 책임 있는 분들이 저는 기본적으로 그런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어떤 국민과 시민들을 위한 관점을 중심으로 놓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보거든요. 뭐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그런 뭐 어떤 정당을 위한 자리라든지, 어떤 정치세력을 위한 자리는 아니잖아요. 시민을 위한 자리죠. 그렇게 본다면 저는 이렇게 정말 천만 시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뭐 우리 모두가 생각하면 저는 답이 저절로 다 잘 풀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 알겠습니다. 시민의 이익을 위한다는 건데. 문제는 이게 객관적으로 좀 계량화하기 어려운 주관적인 판단이 돼서 뭐가 시민의 이익인지 이거 어떻게 판단을 해야 되겠습니까?

    박원순:
    저는 그거를 이제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정파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게 뭐 헷갈릴 수 있지만 정말 시민들을 위한 생각으로 보면요, 저는 답이 다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간단한 산수를 너무 어렵게들 푸시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진행자:
    말씀을 들어도 사실은 잘 와 닿진 않는데. 어떻습니까?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출마 후에 단일화 또는 연대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인지, 양보해야 되는 상황이 오면 양보할 수도 있다는 뜻인지, 이렇게 질문을 드리면 어떻습니까?

    박원순:
    저는 그런 고등수학을 풀 그런 어떤 자격이나 능력이 없고요. 제가 여러분들 아시는 것처럼 시장이나 정치를 사실 오랫동안 제가 거부를 했죠. 뭐 많은 여러 정당, 여러분들이, 또 여러 정권에서 저보고 고위직도 제안했고, 또 심지어는 서울시장 자리도 그전에도 이미 선거에 나오도록 요구했던 그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걸 계속 거절해왔거든요. 저는 어떤 우리 시대의 요구라든지 우리 시민들이 목소리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략)

    진행자:
    예. 시장께서 말씀하시는 게 오히려 좀 고등수학적인 얘기라 제가 잘 이해하기 어려운데. 어떻습니까?

    박원순:
    아, 그러세요?

    진행자:
    어쨌든 박 시장께서 시장 후보를 한 번 양보 받은 입장이기 때문에 안철수 의원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면 혹시 안철수 신당에서 후보를 내면 좀 모질게 밀어붙이기 어려운 입장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어떻습니까?

    박원순:
    제가 뭐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고요. 제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뭐 시민의 이익으로 우리가 판단을 해야 된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하고요. 또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뭐 무슨 제 개인의 것도 아니고, 또는 어떤 정치세력의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관점에서 보시면 다 답이 저절로 나온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 ▲ 좌측부터 민주당 박기춘 의원, 박지원 의원, 전병헌 의원. ⓒ연합뉴스
    ▲ 좌측부터 민주당 박기춘 의원, 박지원 의원, 전병헌 의원. ⓒ연합뉴스



    전날 안철수 의원이
    [이번에는 양보 받을 차례]라며
    직접적으로 박원순 시장을 겨냥하자
    민주당은 맹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20일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분열은 새 정치가 될 수 없다]며 
    안철수 의원을 정조준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안철수 의원을 향해
    [당선만 찾아다니는 구 정치]라고 비난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부산 등 영남에 가서 어려운 싸움을 하라는 게 민심인데,
    편한 노원에서 배지 달고,
    야권이 이기는 호남에서 먹겠다고 하니”
    라며
    안철수 신당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대모사를 하듯,
    “완전 고3 같더라, 뭐만 하면 [네 알겠습니다]”라며
    안철수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었다.

    박원순 시장이 개인적으로,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하고 싶어 할지라도
    당 수뇌부의 반대가 극심한 상황인지라,
    사실상 양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6.4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후보를 내겠다는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의 충돌은 불가피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