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주말드라마(토,일 오후 7시 55분) <왕가네 식구들> (연출 진형욱, 극본 문영남) 18일 방송에서
    수박이 집을 나가 갖은 고생하는 모습이 눈물겹게 그려진다.

    왕가네 애물단지 수박(오현경 분)은 왕가네 집을 날리고 식구들 잠자는 사이 편지를 써놓고 새벽에 집을 나간다.

    "아버지! 돈 많이 벌어 올게요."
    "엄마!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집 찾을께. 그러기 전엔 집에 절대 안 돌아올 거야."
     

    수박은 일을 구하기 위해 인력센터에 찾아간다.

    "경력도 없고 경험도 없어 이럴 땐 막노동밖에 할 게 없어요."
    "막노동이라뇨?"
    "식당일이나 청소 같은 거요."

     


    소개받은 식당을 찾아 간 수박한테 주인집 아줌마는 사납게 앞치마를 던져주며 눈치껏 알아서 하라고 한다.
    그릇을 쟁반에 담아 돌아서다 손님하고 부딪쳐 그릇을 떨어뜨려 한바탕 소란을 피운다.

    수박은 절절매며 바닥에 떨어진 그릇을 주워 주방에 가져오다 주방 문지방에 걸려 넘어져 또 한차례 와장창 그릇을 깨뜨린다. 그 날로 수박은 식당 주인한테 수모를 당하고 식당에서 쫒겨난다.

    밤이 되자 수박은 잘 데를 찾는데 가진 돈이라고는 식당에서 쫒겨나면서 받은 만 원이 전부이다.
    수박은 찜질방에 가 편하게 자고 싶은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지하도에서 노숙인들 틈에 끼어 하루밤 때우려 한다.

    노숙인 하나가 수박에게 달려들자 기겁을 하고 도망쳐 나온다.

    "죄송한데 날 밝을 때까지 여기 있으면 안 될까요?"

    수박은 경찰관에게 통사정해 경찰서에서 하루밤을 지낸다.
    차디 찬 경찰서 의자에 누운 수박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린다. 


    날이 밝자, 수박은 시장을 헤매다 조그마한 동네 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모든 일이 서툰 수박은 뜨거운 음식을 나르다 떨어뜨릴 뻔 해 식당 주인한테 면박을 당한다.

    "아줌마! 깍두기요!"

    손님이 깍두기 갔다 달라고 하는 데도 수박은 자기를 부르는 줄 몰라 주인한테 핀잔을 당한다.
    나이 40 다 될 때까지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아온 수박한테 식당 일은 어설프고 고단하기만 하다.

    하루종일 앉아보지도 못 하고 앉으려 하자 주인은 바닥 닦아야지 어딜 앉느냐고, 남의 돈 벌어 먹기가 쉽냐고 눈알을 부라린다.

    고된 식당 일을 끝내고 밤이 되자, 만신창이가 된 수박은 피곤한 몸을 좁은 식당 방에 눕힌다.
    식구들과 정답게 편하게 지내던 일을 회상하며 가슴이 저려온다.
    철 없던 지난 날을 돌아보며 수박은 뼈 아픈 눈물을 흘린다.

    [사진출처=KBS2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