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수,목드라마(밤 10시)  <미스코리아> (연출 권석장, 극본 서숙향) 15일 방송에서  미스코리아 예선전에서 떨어진 김형준과 오지영은 술집에 간다.
    술을 마시다가 형준은 지영에게 물어본다.

    "요새 너 왜 풍선껌 안 부냐?"

    지영이는 학생때부터 늘 풍선껌을 불었다.

    "내 나이가 몇인데 부냐?"

    형준이는 직접 사 온 풍선껌을 꺼내서 지영에게 주며 집요하게 불라고 한다.
    별 거 다 시킨다며 투덜거리면서도 싫지 않은 지영이는 풍선껌을 분다.
    그 때 놀거리라고는 신기한 풍선껌이 있었지. 한 때 입 속에서 놀던 풍선껌.

    풍선껌은 시골을 떠 올리게 한다. 느릿느릿한 여유가 있어 정겹고 아무 데나 펄썩 누워버릴 수 있는 편안함이 받쳐준다. 풍선껌 사다 불어 볼까?  



    형준은 천진난만하게 껌 씹는 지영이를 바라본다. 말도 안 되는 미스 코리아에 모든 걸 걸었는데 비웃듯이 떨어졌다. 회사는 이제 망하게 생겼다. 방 값도 날아갔고 앞이 캄캄하다.
    벼랑끝에 와 있는 형준은 지영이 껌 씹는 걸 보며 잠시 모든 걸 잊는다. 정지장면이다. 


    지영이는 새삼 왜 껌을 씹으라고 하는지 물어본다.

    "너 그거 부는 거 보고 내가 반했잖아!
    네 입속에 그 풍선이 훅 불어가지고 훅 터질 때 내 가슴이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아냐?"
    "풍선껌 씹다가, 풍선부는 여자만 보면 10년 동안 네 생각했어!"

     졸업식날도 불까? 남자들 앞에서도 불까? 담배 팔면서도... 라며 궁금했다고 하면 지영이는 내숭 떨어야지, 동네 소문 나 시집도 못 가, 하며 마치 수수께기 풀이를 하듯이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  


     

    "너는 나이가 들어서도 영원히 여전히 풍선껌 불것 같더라.
    너는 내 하나밖에 없는 첫사랑이니까!"

    지영이가 풍선껌 부는 것을 보며 잠시 몸과 마음을 녹인 형준은 헤어지자고 한다.

    "나 또 차인거야? 혼자 다시 시작하더니 혼자 알아서 접은 거야?"
    "나 풍선 불어도 돼?"

    다시 풍선을 부는 지영의 얼굴은 피에로같이 서글프고 쓸쓸하다.

    [사진출처= MBC 드라마 <미스 코리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