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에 통보면 OK? 김무성, 왜 야당과 손잡고 서둘러 파업 정리했나 살펴보니…
  • ▲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의원이 지난 30일 국회에서  여야와 철도노조의 합의사항을 발표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의원이 지난 30일 국회에서 여야와 철도노조의 합의사항을 발표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철도노조 파업 철회의 1등 공신으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벼랑 끝에 몰린 연말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한 민주당 박기춘 사무총장은
    30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협상 타결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정부는
    이 일에 국회가 나서는 것을 반대하더라.

    그래서 새누리당 지도부 두 분에게 얘기했더니,
    절실함을 함께 하지 않더라.

    그래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석호 간사와 통화했는데,
    [위에서 하지 말라 그랬기 때문에 간사로서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후 국토위 내 최고중진인 김무성 의원에게 연락드렸더니,
    그 정도(소위구성 제안 내용)는
    당청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하시더라.
    그래서 각 당 입장 정리한 후,
    어제 밤 9시에 만났다.”


    이 발언을 정리하면,
    정부와 황우여 대표-최경환 원내대표는
    철도발전 소위원회 구성과 노조의 파업철회를 연계하는 야당의 중재안을 거부했지만,
    김무성 의원이 나서서
    청와대와 여당을 움직였다는 얘기가 된다.

    김무성 의원은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적 대화나 교감은 없었지만,
    청와대 쪽에 밟아야 할 모든 과정을 다 밟았다”고 했다.

    청와대와 조율이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분위기는
    김무성 의원의 설명과는 사뭇 다르다.

     

     

  • ▲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 ⓒ연합뉴스
    ▲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 ⓒ연합뉴스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은
    김무성 의원의 청와대 조율 주장과 관련해
    “맞다, 아니다라고 말할 것도 없다.
    (동의한다고) 얘기한 것도 없다”

    잘라 말했다.

    두 사람의 말을 종합해보면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동의를 구했으니,
    야당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다고
    김무성 의원이 청와대에 통보하는
    수순을 밟은 것으로 풀이된다.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에게는
    자신이 청와대 동의를 얻을 것이니,
    당신들이 먼저 동의하라고 회유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김무성 의원은 왜,
    박근혜 대통령의 동의 없이 서둘러 이런 일을 벌였을까?  

    정황상 다음과 같은 세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이
    당내 세력을 키워 차기 대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과는 선택적 동거가 불가피한데,
    이번 사안이 안성맞춤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

     

     

  • ▲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 1월 중국 특사 파견 문제를 놓고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 1월 중국 특사 파견 문제를 놓고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
    청와대가 불법파업으로 인한 수배 징계 대상자들을
    원칙과 법으로 처리한다면
    파업노조는 다시 장외로 뛰쳐나갈 것이고,
    그럴 경우 노조에 대한 동정적 여론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이때 김무성 의원이
    박근혜 정부에 직격탄을 날리고,
    이어 친이(親李) 비박(非朴) 중진인 이재오 의원,
    옛 친박이었던 유승민 의원 등이 나서서 지원 사격을 펼 경우
    여론은 청와대에 상당히 불리한 국면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크다.

    이후 김무성 의원은
    자연스럽게 비박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세력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MB정부 시절 친이-친박의 추억(?)을 패러디한
    친박(親朴)-친김(親金)의
    최신판 동거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2.
    이와 반대로 청와대가 온정적 대응을 할 경우,
    노조는 파업 명분을 잃지만
    박근혜 정부는 지지 세력으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수모를 겪게 될 것이다.

    [불과 1년 만에 레임덕]이란 평가도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청와대가
    이 안을 선택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반면 김무성 의원은
    비판에 휩싸인 청와대와는 무관하게 
    [타협과 소통의 정치인]으로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다.  

    어떤 경우든 김무성 의원에게는 착한 결과다.


    #3.
    김무성 의원이 간과한 부분이 있다.
    자신이 어떤 방향의 결론을 내든 간에
    [집토끼]인 보수세력이 끝까지 본인을 지지해 줄 것이라고 착각한 것이
    바로 김무성 의원의 최대 실수다.

    친박계의 맏형인 서청원 의원의 여의도 입성으로
    당내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했던 차에
    달콤한 떡이 바구니째 굴러왔으니,
    김무성 의원의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정치는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떡이 한 순간에 독(毒)으로 변하기도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떡을 독으로 변하게 할 마법은 없을까?

    <뉴데일리> 류근일-조갑제 칼럼을 보면
    마법의 주문(呪文)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