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주민들, '109상무' 검열에 공포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한동안 조용하던 북한에 또다시 검열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이른바 ‘은하수관현악단사건’ 이후 불법 영상물과 출판물을 전문으로 단속하는 ‘109그루빠(그룹)’가 불시에 가정집에 들이닥쳐 모조리 뒤지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해당매체의 양강도 소식통은 “‘109그루빠’ 검열이 계속되면서 사회 전반에 공포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요즘 같은 때에 시범 사례로 걸려들면 엄벌을 면치 못하기 때문에 주민들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고 해당매체에 전했다.

     

  • ▲ 2009년 한 탈북자가 입수한 왕재산경음악단 공연물 동영상. 음란물을 연상시키는 이 동영상은 북한에서 특정고위층에게만 공개된 것이다. / 제공 연합뉴스
    ▲ 2009년 한 탈북자가 입수한 왕재산경음악단 공연물 동영상. 음란물을 연상시키는 이 동영상은 북한에서 특정고위층에게만 공개된 것이다. / 제공 연합뉴스

     이색적인 영상물과 불법 출판물, 라디오와 녹화기 단속을 목적으로 2004년 2월에 조직된 ‘109그루빠’, 일명 ‘109상무’는 과거 김정일 시대에 아무런 근거 없이 가정집들에 들이 닥쳐 모조리 뒤지고 난탕을 쳐 주민들의 원성이 높았다.

     이런 원성 때문인지 김정은 집권 후 한동안 조용했던 ‘109그루빠’가 최근 들어 다시 가정집들에 대한 검열을 대대적으로 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 소식통도 “‘109그루빠’는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집을 선택하기 때문에 누가 걸려들게 될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며 “일단 검열이 붙었다 하면 집 안팎을 샅샅이 뒤진다”고 말했다.

     또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109그루빠’는 불법 영상물과 출판물 외에도 김일성, 김정일과 관련된 책자들이 제대로 보관돼 있는지,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에 먼지가 끼지 않았는지까지 세밀하게 검열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얘기했다.

     한편 함경북도 소식통은 “‘109그루빠’의 검열은 모두 ‘은하수 관현악단사건’ 때문”이라며 “‘은하수 관현악단’ 사건 이후 ‘109그루빠’ 검열이 시작되면서 길거리에 숱한 포고문들이 나붙었다”고 전했다.

     길거리에 나붙은 포고문들의 내용은 지난 2006년에 나온 ‘음란행위자들을 엄벌에 처함에 대하여’와 2008년에 나온 ‘불법 선전물, 이색영상물 유포자들을 엄벌에 처함에 대하여’와 똑같은 내용이며 인민보안부가 새로 내놓은 포고문은 아니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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