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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일일드라마(월~금 오후 8:55분) <구암 허준> (연출 김근홍 권성창, 극본 최완규 김정혁) 26일 방송에서는 산음으로 허준이 내려온다. 허준과 일생을 같이 했던 사람들도 내려 와 약방을 같이 하는데 약방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고 이에 오근이 발벗고 나선다.
오근(정은표)과 양태(여호민) 일행은 미리 산음으로 내려가서 허준(김주혁)을 맞을 준비를 한다.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약초꾼들을 모집한다. 병사도 한 채 더 짓고 당장 쓸 약재들도 다 준비해 놓고 기쁜 마음으로 허준을 맞이한다. 허준이 내려온다는 소문을 듣고 병자들은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몰려온다.
그런데 수년 째 심한 기근이 들어 초근목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몰려 와서 허구헌날 약재를 거저달라고 한다.
허준은 무조건 내 주라고 하고 실제 살림살이하는 양태는 죽을 맛이다."이러다가는 약방을 더 이상 유지할 수가 없겠소?"
"눈만 뜨면 여러가지 일로 골머리를 앓는 분한테 그런 얘기까지 하면 어떡하나?
유의원 마님 심정이 이제 이해가 되네!".
오래동안 약방에 있었지만 의원이 되지 못한 오근이다. 허준의 도움으로 그나마 내의원에서 약방관리일을 맡았던 오근이다. 설렁설렁 덜렁거리며 속이 없다. 홍춘에게 목 매달아 결혼을 하고도 여자만 보면 사죽을 못 써 홍춘의 얘를 태운다.
줏대가 없어 물가에 내 놓은 아이같이 맘이 놓이지 않아 도대체가 쓸만한 그릇이 될까 싶던 인물이다. 옆에 두면 손해나 끼치지 않을까 싶은 도무지 믿음성 없던 오근이다.
그러던 오근이도 이제 세월이 흐르고 오래 허준 옆에 있다보니 이제 누구보다 허준의 맘을 헤아리고 미리 알아서 궂은 일을 도맡아서 충성되게 하는 든든한 오른팔이 됐다. 처음에는 휑하니 널부러져 있던 배추가 잎이 하나씩 생기면서 단단하게 속이 차 가는 것처럼 오근이 속도 꽉 찼다.허준은 아무런 신경쓰지 않고 그저 환자 돌보는 일에 전념케 하면서 약방을 계속 운영할 방도를 찾다보니 오근이 같은 사람한테도 좋은 생각이 떠 오른다.
"약방의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네! 홍춘(윤유선)이 자네가 나서줘야겠네.
자네는 내의원 어의녀였지 않은가?
돈 많은 양반의 부녀자들을 봐 주면 큰 돈을 벌 수 있을걸세!"홍춘이는 기꺼이 나서겠다고 한다. 둘은 사이좋게 약재를 싸 가지고 나선다.
내외간이 심한 양반네 부녀자들은 아파도 의원을 찾을 수도 없고 특히 부인네 병은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끙끙거리고 앓고 있다가 내의원 의녀였던 사람이 와서 봐 주니 얼마나 좋은가?
오근이 낸 아이디어는 대성공을 이룬다. 덕분에 두 사람은 금실도 더 좋아진다.
오근이를 보니 지금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봐서 어떤 사람으로 변화될 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같다. 당장 아무 쓸모없는 것 같은 사람도 곁에 두고 마음을 다 하면 누구보다도 쓸모있는 알찬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섣불리 사람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사진출처=MBC 방송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