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틀랜타=연합뉴스) 통합진보당의 내란음모 사건이 미국 동포사회에도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의 3대 한인타운인 애틀랜타에서 '종북세력 척결'을 내건 단체가 등장하는 등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수세력 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동남부 한인사회의 보수단체들은 11일(현지시간) 저녁 애틀랜타에서 대표자 회의를 열고 미국 내 종북세력의 활동과 세력화 움직임을 차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미 동남부 국가안보단체협의회'(가칭)를 발족했다.

    국가안보단체협의회란 간판을 내건 것은 내란음모 사건이 터지기 전인 지난해 워싱턴 DC와 시카고에서 창설된 같은 이름의 단체와 공조함으로써 보수세력 결집과 확산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동남부 협의회에는 15개 단체가 가입했으며 초대 회장에는 차경호 재향군인회 미국 남부지회장이 추대됐다.

    차 회장은 지난 7월 진보 인사들이 애틀랜타에서 열려던 국정원 댓글사건 규탄집회가 현지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는 과정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석기 사건'으로 생겨난 종북척결 바람이 시들기 전에 행동하는 단체를 발족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특히 요즘 애틀랜타에 불순한 사람들이 활개를 치는 것도 종북 차단 여론을 고조시켰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이달 말 '종북척결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며, 앞으로 진보 인사들이 주최하는 행사 저지에 앞장서겠다는 태도여서 마찰이 예상된다.

    애틀랜타에서는 주한미군 철수와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평화콘퍼런스'와 북한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남북미 3자 트랙 2'라는 학술행사 등 한국과 미국 내 진보 인사 인사들 주도로 다양한 북한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다.

    협의회 측은 미국 전역에 10여개의 '종북이적단체'가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들 단체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은 "전혀 근거 없는 중상모략"이라고 일축했다.

    한 진보 인사는 "미국에선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친북이든 종북이든 집회를 차단하겠다는 것은 미국의 헌법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