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연합뉴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의 영향이 "완전 통제되고 있다"고 한 것을 도쿄전력이 사실상 부인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10일 주일본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을 상대로 브리핑을 열어 "(외부 바다로) 유출된 삼중수소(트리튬)가 있다는 것은 이미 공표했다. 유출된 삼중수소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덴다 야스타카(傳田康貴) 도쿄전력 소셜 커뮤니케이션실 과장은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한 회사의 의견을 명확하게 해 달라는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원전 항만과 외부 바다 사이의 설치된 '수중 펜스'가 물이나 오염 물질의 이동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덴다 과장은 "방사성 물질이 통과하지 않게 완전히 차단하는 게 아니고 입자 상태의 물질이나 진흙 같은 것을 어느 정도 막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2011년 5월 이후 현재까지 항만 내·외부 바다에 방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중수소의 양이 약 40조 베크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덴다 과장은 그간 항만 내·외부를 측정한 결과 원전에서 아주 가까운 일부 지점을 제외하고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매우 옅게 나왔고 여러 대책을 동원해 이를 더 낮추겠다는 것이 도쿄 전력의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번 달 7일 IOC 총회에서 "오염수 영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항만 내 0.3㎢ 범위내에서 완전 차단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0.3㎢ 범위'란 후쿠시마 원전 앞 방파제가 에워싼 항만 안쪽을 지칭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는 오염수의 바다 유입을 막도록 차수벽과 물엿 상태의 약제로 만든 수중 펜스 등이 설치돼 있다.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는 물과 성질이 유사해 펜스를 통과하는데다 지상 탱크에서 유출된 오염수는 바다로 바로 이어진 배수구를 따라 항만 밖으로 바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19일에는 항만 입구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리터당 68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도 "기술적으로 '완전 차단'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확실하다"(경제산업성 간부)고 말했다.

    모리모토 히데카(森本英香) 원자력규제청 차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완전히 차단됐다는 표현에 관해 "차단됐다는 단어가 어떤지하는 것(의문)은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항만 외부의 유출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베 총리가 회견 당시 완전히 차단됐다고 언급한 대상은 '오염수'가 아니라 '오염수의 영향'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강조하며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0일 "항만 내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큰 폭으로 기준치 이하"라며 "오염수의 영향에 대해서는 완전히 차단돼 있다고 말한 것이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전 세계를 상대로 오염수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은 이상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와 관련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약속은 확실히 책임지고 실행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