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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北, 합법적 살인 병원 있다"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지난 17일 대전에서 갓 낳은 아이를 길가에 버려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당시 이들은 이불에 감싼 채 길에 놓아둔 아이를 다른 사람이 발견할 때까지 숨어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탈북자들은 어떤 심정으로 받아들였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김옥 씨는 "북한에서 살 때 사촌 동생이 처녀 몸으로 임신한 적이 있다. 결혼 전 임신이라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저 혼자 속 태우면서 6개월이 되고 배가 불러와서야 부모들도 알게 된 상황이었다. 상대는 현역군사복무중이니 결혼도 불가능했고 소식도 끊긴 상태였다."고 했다.
"처녀로 애를 낳을 수도 없고 부모님들이 토론 끝에 애를 지우자는 결론을 내렸다. 소문이 나면 안되니까 가족인 나에게 부탁했다. 동생을 데리고 산부인과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은 당시 돈으로 입쌀 10kg 값을 주고 병력서도 없이 입원을 시켜줬다."고 증언했다.
그는 "퀴퀴한 냄새와 피비린내가 나는 입원실에 환자들이 꽉 차있었다. 한 호실에 10개 정도 침대가 있었는데 대체로 연령대가 다른 여성들이 누워있었다. 두 시간 정도 지나서 간호사가 오더니 체온만 재고 나가버렸다."고 했다.
이어 "돈을 찔러준 의사가 들어오더니 조금 후에 애를 배 안에서 죽이는 주사(낙태)를 놓아주니까 비닐방막을 이불 위에 깔고 누우라고 지시했다. 잠시 후에 간호사와 의사가 들어와서 커다란 주사기 돼지주사기(큰 주사기)에 노란색깔을 띠는 '리바놀'이라는 주사를 배꼽 아래에 놓았다"고 증언했다.
"굵은 주사바늘이 배 안으로 들어가자 동생이 신음소리를 내며 입술을 깨물었다. 주사를 놓은 간호사는 습관이 됐는지 환자의 신음소리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 손을 꼭 잡고 침대에서 가느다란 비명을 지르는 동생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의사는 주사약이 투입했으니 저녁부터는 약을 먹은 아기가 생명줄이 끊어질 것이라면서, 환자에게 많은 진통이 올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밤이 되자 동생의 신음소리가 높아졌다. 얼마나 아팠으면 침대에 누워있지 못하고 엉덩이를 하늘에 올리고 한 손은 내 손을, 다른 손은 침대를 붙잡고 몸부림쳤다. 지옥 같은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니 단잠에 들었다. 마지막 발버둥을 치던 아기도 기운이 지쳤는지 잠시 진통은 멎은 듯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오후 쯤에 주사를 맞은지 24시간이 되서야 동생이 다급하게 아랫부분이 빠질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고 했다. 의사가 진찰하더니 곧 낳겠다고 하면서 소랭이(세숫대야)와 비닐방막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동생도 지쳤는지 하룻밤 사이에 몰라보게 수척해졌다."고 했다.
김옥 씨는 "의사, 간호사, 간병인 두 명이 들어오더니 환자를 침대에 앉게 한 다음 다리를 벌려놓고 그 아래에 소랭이를 놓았다. 동생의 두 팔을 양쪽으로 간병원이 붙들더니 기운을 내라고 의사가 소리를 쳤다. 수술실도 아니고 일반 병실에서 죽은 아이 해산을 하는 것이다. 호실의 다른 환자들은 담요를 머리까지 올려쓰고 아무 말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반 시간 넘어 동생이 고함소리와 함께 아기가 탯줄을 목에 감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눈을 뜨고 볼 수 없어 재빨리 동생의 눈을 내 손으로 막아 주었다. 그런데 소랭이에 담긴 아기 몸에서 가느다란 울음소리가 들렸다. 동생은 기운이 빠졌는지 죽은 듯이 침대에 쓰려져 있었고 간병원이 뒷처리를 하는 모습이 어렴풋이 감은 내 눈앞에 어른거렸다."고 했다.
김옥 씨는 "간호사는 살아서 꿈틀대는 아기를 보며 '명이 길다'면서 간병원더러 치우라고 지시했다. 간병원은 나를 보고 침대 위에 펴놓았던 비닐을 달라고 눈짓했다. 비닐을 줬더니 목숨이 끊기지 않은 아기를 싼 후 소랭이에 담아서 어디론가 가져갔다."고 이야기 했다.
"사람이 물건처럼 소랭이에 담겨져 나가는 일들을 산부인과 의사들은 응당한 일로 여기는 모습이었다."면서 "북한에서도 낙태는 병력서를 작성하고 병원측이 해주어야 할 대상들이 지정되어있다. 하지만 지정한 대상들만 해주면 의사들에게는 보수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병원 측에서도 묵과하고 있다. 접수대에서 돈을 내겠다고 하면 다 통한다.
낙태는 병원의 합법적인 동의하에 진행되는 상황이다.김옥 씨는 "얼마 전 대전에서 버려졌던 아기는 살아서 발견되어 영아보호시설에 갔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면서 "개인의 잘못도 정부가 보호해주는 남한 정책이 너무 좋다. 북한의 병원은 누구든 돈만 내면 이유에 상관없이 낙태도 하고, 살아서 태어난 생명도 보호는커녕 아무 거리낌 없이 버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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