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제압 문건] 국정원 형식과 달라, 언론 보도박 시장, 방송 인터뷰서 ‘국정원 개입 의혹’ 강하게 제기
  • ▲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천 만 서울 시민이 뽑은 서울 시장을 그렇게 제압하는 게
    국정원의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잘 하고 있는 시장을
    이렇게 국가 정보원이 나서서 끌어내린다고 한다면
    말이 안 되는 거겠죠.

       - 박원순 서울시장,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 중 일부


    국가정보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제압하기 위한 대응 전략을 문서로 작성했다는,
    [국정원 추정 작성 문건]의 실체에 대해
    문건의 작성 출처를 국정원으로 보기 어렵다는 검찰 발(發) 기사가 나온 가운데,
    박 시장이 해당 문건을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단정 짓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박 시장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8일 출연해,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이런 내용의 답변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5월
    국가정보원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향력 확산을 경고하면서
    대응전략을 담은 문건을 작성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노컷뉴스> 등 일부 언론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의 발언을 빌려
    해당 문건이 국정원의 문서 형식과 다르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8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의혹을 폭로한 민주당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검찰의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해당 문건의 작성 출처를 밝히기 위한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검찰이 이 사건을 무혐의처리 할 경우,
    수사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


    박 시장의 대응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국정원 추정 문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주장하면서,
    국정원의 개입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박 시장은
    [잘 하고 있는 시장]을 국정원이 나서 끌어내리려 한다며,
    여론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제가 시장이 된 다음에
    여러 가지 허무맹랑한 글들을 막 써내는 사람들이 있었잖아요.

    저는 이렇게 여론을 호도한다든지
    [잘 하고 있는 시장]을
    이렇게 국가정보원이 나서서 끌어내린다고 한다면
    말이 안 되는 거겠죠.


    이어 그는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훈수]도 뒀다.
    남북 정상화회담 대화록 공개와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알아서 잘 하지 않겠느냐”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대권 도전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시정에 올인 할 것이라며 답변을 비켜갔다.
    다만, 모든 것이 [시민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발언도 함께 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제가 보기에는
    다 그게 시민들의 마음에 달려있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고요.
    오직 시정 열심히 해서
    반듯한 서울 만드는 일에 올인 하겠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영향력을 제압해야 한다는 문건이
    국정원 문서와 형식이 다르다는 검찰의 잠정 결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박 시장이 국정원의 개입을 기정사실화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 나올 검찰의 수사결과가 정쟁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녹취록 공개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이
    국면전환을 위해, 
    [국정원 추정 문건]을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와 연계하는 경우
    정치권의 갈등과 혼란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