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쉬운 것부터 합의, 양측 절박한 환경 작용한 듯후속 재발방지·피해 입장표명 논의서 난항 예상되기도
  • ▲ 남북 당국간실무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7일 오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16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열린 개성공단 실무회담 종료회의에서 합의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남북 당국간실무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7일 오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16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열린 개성공단 실무회담 종료회의에서 합의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개성공단이 재가동한다.
    남북은 7일 새벽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당국간 실무회담 종료회의를 갖고
    4개항으로 구성된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문에는
    [남과 북은 준비되는데 따라, 
    개성공단 기업들이 재가동하도록 한다]는
    규정을 명시했다.
    북한의 일방적인 통행제한 등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단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단 재가동]의 목표를 우선적으로 정한 것이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간 합의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의
    첫 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기업의 설비 점검과 조속한 원상복구를,
    우리 측은 완제품 및 원부자재의 반출을 강하게 요구했다.

    양측이 서로 요구한 내용을 절충해
    합의문에 담았다는 분석이다.
    또 개성공단 방북이 이뤄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군 통신선 등의 복구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합의문에 [개성공단에 출입하는 남측 인원들과
    차량들의 통신통행과 안전복귀,
    신변안전을 보장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합의문 성과를 평가했다.

    "남북한의 서로 입장이 달랐던 부분에 대해 
    비교적 잘 합의를 이룬 것 같다.
    풀기 쉬운 것부터 합의한 것은 잘된 결정이다."


  • ▲ 한재권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와 입주기업 대표들이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실무회담 대표단 버스를 환송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한재권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와 입주기업 대표들이 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실무회담 대표단 버스를 환송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합의문 내용과 관련해
    남과 북 모두 절박한 상황에 놓였던 것이
    협상 합의력을 높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회담 직전까지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반면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하기는 했지만,
    우리 측의 [체류인원 전원 철수]라는 초강수에 
    큰 재정적 손실 위기를 맞았다.
    개성공단에서 일해온 5만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우리 측의 이번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회담 결과는 사실상 북측이 남측에서
    요구한 내용을 대부분 수용한 것이다."
       
       -회담 관계자


    또 중국과 미국 등이 6자회담뿐 아니라
    북한과 양자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북한이 적극적으로 회담에 나서게 한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남북이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기는 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이번 회담에 이어 10일 개성공단에서
    재발방지와 관련한 후속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앞으로 재발방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과 방법을 놓고
    남북의 팽팽한 기싸움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개성공단 당국실무회담 합의서 전문.
    1. 남북 양측은 장마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남측 기업 관계자들을 비롯한 해당 인원들이
    7월 10일부터 개성공단을 방문하여
    설비점검 및 정비를 진행하도록 한다. 
    2. 남과 북은 남측 기업들이
    완제품 및 원부자재를 반출할 수 있도록 하며,
    관련 절차에 따라 설비를 반출할 수 있도록 한다. 
    3. 남과 북은 설비 점검과 물자 반출 등을 위해
    개성공단에 출입하는 남측 인원들과 차량들의 통행·통신과
    남측 인원들의 안전한 복귀 및 신변안전을 보장한다.
    4. 남과 북은 준비되는데 따라
    개성공단 기업들이 재가동하도록 하며
    가동중단 재발 방지 등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기 위해
    7월 10일 개성공단에서 후속 회담을 개최한다.